‘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남편과 남사친 사이서 '인연' 떠올렸죠”
[파이낸셜뉴스] 여성감독의 데뷔작이 영화계 최고 권위의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파란이 연출됐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36)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이야기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지난 1월 23일(현지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호명했다.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9편과 작품상을 놓고 경쟁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운명적인 이틀을 그린 작품이다. 송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직접 각본을 써서 연출한 데뷔작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져 있다.
셀린 송 감독은 6일 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동양적 정서인 인연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로 “남편과 뉴욕에 사는 자신을 만나러 온 친구와 함께했던 어느 밤의 술자리”를 떠올렸다.
그는 “제 미국인 남편과 친구가 각각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해서 제가 중간에서 통역을 해줘야하는 상황이었다”며 “둘을 서로 만나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마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개인적 느낌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패스트 라이브즈’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했으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아주 로맨틱한 영화가 됐다”며 “배우가 캐스팅되고 스태프들이 꾸려져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그 안의 캐릭터가 그 캐릭터대로 살아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인연이라는 단어를 전세계 사람들이 알게 되고 또 사용하게 됐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기쁘다고도 했다.
그는 “인연이라는 단어는 내 인생을 더 깊어지게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줌을 통해 서로 만나게 된 것도 가볍게 생각할 수 있으나,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깊이가 생기고, 특별해질 수 있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자기 자신의 삶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본다. 전세계 관객이 이 영화를 사랑해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날 바에서 제 친구와 남편을 통역해주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누굴까? 저와 남편은 부부라고 하나, 그렇다면 제 남편과 내 친구는 무슨 관계지? 인연이 영어에 없는 단어고, 영어에 있는 단어만으론 설명하기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 셋에게 서로는 누구인가, 그것이 이 영화의 주요 질문이고, 그 대답은 미스터리하게 하는 게 정답이라고 봤다.”
그는 아시아적 소재의 이야기로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어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를 묻자 “내가 인간으로서 느끼는 뭔가를 최대한 명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공감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지난 10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을 하면서도 그렇게 믿었다”고 답했다.
극중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12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여주인공 '나영'을, 독일에서 나고 자란 한국배우 유태오가 첫사랑 상대인 나영을 그리워하다 그를 애타게 찾아가는 '해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송 감독은 유태오와 그레타 리 캐스팅에 대해 “캐스팅은 마치 사랑에 빠지듯, 그냥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둘 다 오디션 테이프를 보내줬고 많은 테이프 중 그들을 만나고 싶어 (코로나19 여파로) 줌으로 만났다. (각각의 배우와) 3시간 가량 대본을 읽고 이야기하고 대본을 읽는 과정을 반복했는데, 줌을 끄면서 내 배우가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른과 아이와 같은 부분이 공존하는게 중요했는데, 둘다 배우로서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장난치고 낄낄댈 때는 마치 어린애와 같다. 그 모순된 모습이 중요했다.“
한편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 1월 제39회 선댄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화제작으로 급부상한 데 이어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의심할 여지없이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오스카 시상식 유력한 경쟁작”(더 타임즈)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이미경 CJ ENM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미국의 유명 독립영화사 A24와 함께 제작했다. 3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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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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