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주차장…’ 저출생에 사라진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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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등 주택가에서 놀이터가 사라지고 있다.
놀이터 자리에는 주차장이나 노인정 등 다른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놀이터를 주차장 등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군포시와 부천시에는 각각 지난해와 2022년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철거하고 주차장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신청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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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서 놀이터를 체육시설로
강릉 아파트선 단지 놀이터 4곳
“노인정으로 바꿔달라” 민원도
“아이들 뛰어놀곳 없어” 지적도
아파트 등 주택가에서 놀이터가 사라지고 있다. 저출생 풍조 탓에 놀이터의 주 고객인 아이들이 줄고 있어서다. 놀이터 자리에는 주차장이나 노인정 등 다른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6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자리한 A 주택단지는 최근 단지 내 놀이터를 철거해줄 업체를 물색 중이다. 총 38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최근 놀이터 이용자가 거의 사라지고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놀이터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주민 박모 씨는 “단지에 아이 있는 집이 거의 없어 놀이터 존치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입주민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화성은 만 18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약 20%에 이르는 젊은 도시여서 A 단지처럼 놀이터 철거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3월 주민 요구에 따라 진건읍 사능1리 놀이터를 노인체육시설로 변경했다. 놀이터 철거 당시 사능1리 인구는 642명이었는데 이 중 12세 이하는 17명에 불과했다. 화도읍 월산4리 주택에 있던 놀이터도 12세 이하 아동 인구가 전체(314명)의 5%인 16명으로 줄면서 같은 해 8월 없어졌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놀이터를 주차장 등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군포시와 부천시에는 각각 지난해와 2022년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철거하고 주차장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신청이 접수됐다. 서울 강서구에서도 공동주택에서 일부 놀이터를 줄이고 주차장을 확대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는 2021년 놀이터 일부를 주차장으로 변경해서 사용 중이다.
주택가 놀이터가 사라지는 현상은 저출생, 인구 고령화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0∼14세 아동 수는 2015년 703만여 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548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15년 654만1000여 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993만8000여 명으로 늘었다. 아이가 줄어들고 노인이 늘다 보니 이용이 저조한 놀이터 부지가 다른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공간으로 쉽게 전용되는 편이다.
강원 강릉에서는 영구 임대아파트 5개 단지 중 4곳에서 놀이터 자리에 노인정 등을 지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의 경우 이 같은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아파트 내에 주차장으로 변경 가능한 놀이터 면적을 현행 최대 2분의 1에서 4분의 3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어린이들이 뛸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희선 가천대 아동보육과 교수는 “저출생에 따라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줄어드는 현상은 미래 세대가 소외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아동의 놀 권리를 더욱 질적으로 향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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