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스턴서 잠들었던 ‘고려사리’ 100년 만에 고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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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 시대 사리와 이를 보관한 사리구(사리를 모신 함)가 한 세기 만에 고국 품에 안긴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6일 미국 보스턴 현지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혜공스님이 보스턴미술관 주요 관계자와 벌인 협상을 통해 올해 부처님 오신 날 전까지 사리를 기증받고, 사리구는 일정 기간 대여해 국내에 반입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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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보스턴미술관과 협상
보관하는 사리구는 ‘대여’ 받아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 시대 사리와 이를 보관한 사리구(사리를 모신 함)가 한 세기 만에 고국 품에 안긴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6일 미국 보스턴 현지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혜공스님이 보스턴미술관 주요 관계자와 벌인 협상을 통해 올해 부처님 오신 날 전까지 사리를 기증받고, 사리구는 일정 기간 대여해 국내에 반입하기로 합의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리구 대여 기간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로 이름 붙여진 이 사리구는 14세기 제작된 것으로 현재 석가모니불 진신사리 1과와 고려 말 고승인 지공선사 사리 1과, 나옹선사 사리 2과 등 총 4과가 담겨 있다. 경기 양주 회암사가 원소장처로 추정되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유출된 후 1939년 미술관이 일본 고미술상에게 구입해 85년간 소장해 왔다.
앞서 불교계와 문화재 당국은 2004년 미술관의 사리구 소장 사실을 처음 확인하고, 2009년부터 반환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종교적 의미가 큰 사리에 대해선 미술관이 반환 의사를 보였지만, 당대 고려 세공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등 불교문화의 정수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는 사리구는 반환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화재청도 라마탑(티베트 불교 형식의 탑) 형태의 사리구가 희귀하고, 사리와 사리구가 한 세트란 점에서 함께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은 끝내 무산됐다.
2013년 이후 지지부진하던 반환 논의는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미술관을 찾아 협상 재개를 요청하며 급물살을 탔다. 문화재청도 상호 교류 전시 및 보존처리를 위한 임시 대여 방안을 제시하며 국내 반입을 모색했다. 문화재청은 사리구 임시 대여 동안 보존처리를 추진하고 국내 학술연구 진흥을 도모할 방침이다. 최 청장은 “이번 성과를 통해 사리는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아가고,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사리구는 약 100년 만에 국내에 들어와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남은 과제를 착실히 추진하고 미술관과의 상호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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