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의무휴업일, 법정휴일 아냐"…이마트 2심도 승소

이마트 근로자 1117명, 사측 상대 소송 제기해
1심 근로자 패소…"휴일대체에 부적법 없었다"
法 "의무휴업일, 법정휴일 해당 안 돼" 첫 판단
"대형마트 근로자만 이틀 휴일 부여는 부당해"

[서울=뉴시스]이마트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사진은 법원종합청사(사진=뉴시스DB)2024.02.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이마트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법원은 의무휴업일이 약정휴일과 법정휴일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이마트 근로자 1117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앞서 이마트는 2012년부터 매년 전사 근로자대표와 유급휴가일과 의무휴업일을 맞바꾸는 내용의 휴일 대체 협의를 해왔다.

협의 내용에 따르면 이마트 근로자는 주말 이틀 중 하루를 근무하면 본래 근로를 해야 하는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마트 근로자들은 "의무휴업일은 근로일이 아닌 휴일"이라며 "본래도 휴일인 의무휴업일에 대체 휴가를 부여한 협의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기존에 근로한 주말 휴일에 대해서 사측이 휴일 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휴일 대체협의에 참여했던 전사 근로자대표는 개정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를 제기했다.

지난해 6월 1심은 "근로자들이 휴일 대체 합의를 예상할 수 있었고 휴일대체 조치에 부적법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게다가 전사 근로 대표자의 대표성 또한 부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이마트 근로자들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도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무휴업일은 사측과 근로자가 협의한 '약정휴일'과 근로기준법상 '법정휴일'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고객에 대한 영업이 금지돼 근로자들의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는 있으나, 근로 의무까지 해제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형마트 근로자들에게만 매월 이틀의 추가 법정휴일을 주고 농수산물·중소형마트 근로자들에게는 이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불균형하고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전사 근로자대표의 대표성에 관해서도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은 반드시 근로자들로부터 직접 선출되는 방식으로만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법정휴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첫 판결이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정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근로자의 법정휴일인지 여부를 판단한 선례가 없었다"며 "이 사건에서 최초로 포함 여부를 정면으로 판시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