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송 감독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길 열어줬다”

이정우 기자 2024. 2.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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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웅이 아니고, 우리 같은 평범한 인생도 살면서 여러 시공간을 지나고 있잖아요. 인연이란 신기한 것이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어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사진) 감독은 6일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언제든, 어딜 가든, 누군가와 함께든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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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언론 첫 화상인터뷰
“인연은 영화 관통하는 키워드
한국적인 요소 깊게 배어있어
한국어 대사가 방해요소 안돼”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웅이 아니고, 우리 같은 평범한 인생도 살면서 여러 시공간을 지나고 있잖아요. 인연이란 신기한 것이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어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사진) 감독은 6일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언제든, 어딜 가든, 누군가와 함께든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송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이날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이날 국내 매체와 처음 만난 송 감독은 ‘다중우주’란 말을 쓰며 “미리 찾아봤다”며 밝게 웃었다. 앞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선 “전혀 다른 영화라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제 영화에 한국어 대사가 많이 나와도 방해요소가 되지 않았어요. ‘기생충’이 한국어 대사를 영어 자막으로 보는 방식이 어색하지 않도록 길을 열어준 거죠.” 다음은 송 감독과 일문일답.

―영화에 한국 풍경이 많이 나온다.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라서 그렇다. 영화는 겉으로만 한국적인 게 아니라 영화에 담은 철학에 한국적인 것이 깊게 배어있다. 자전적인 이야기다 보니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게 나왔다.”

송 감독은 캐나다로 이민 간 후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했던 코리안-아메리칸 2세이다. 송 감독의 말처럼 자전적 경험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는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 간 나영(그레타 리)이 초등학교 시절 단짝이었던 해성(유태오)과 20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하며 현재와 과거, 미래를 관통하는 ‘인연’에 대해 말한다.

―요즘 할리우드는 한국계 이민자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는 것 같다.

“이민자란 정체성은 꼭 한국적이란 것과 연결짓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사를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건 모든 사람이 겪는 일이다.”

―‘인연’은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 모두는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관계도 다 인연이라 생각한다. 그중에서 특별한 인연도 있고, 지나치는 인연도 있고, 특별하지만 지나치는 인연도 있는 거다.”

―아버지(‘넘버3’ 송능한 감독)가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을 때 온 가족이 너무 좋아했다. 좋고,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그런 거죠. 하하.”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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