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제시켜야” “미국이 중동 평화 파괴”…미-중·러 안보리 설전

이본영 기자 2024. 2. 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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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관련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습한 문제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중국·이란과 미국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번 공습를 두고 러시아가 소집을 요구해 5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공습으로 민간인들도 사망했다며 "앵글로색슨인들(미국과 영국)의 행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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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원들이 4일 미군 공습으로 숨진 대원들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바그다드/AP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관련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습한 문제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중국·이란과 미국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번 공습를 두고 러시아가 소집을 요구해 5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공습으로 민간인들도 사망했다며 “앵글로색슨인들(미국과 영국)의 행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런 무력 과시는 미국의 국내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며,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바꾸려고 공격을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도 “미국의 행동은 분명히 중동에서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지난달 28일 요르단 소재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진 것에 대해 “이런 행동의 책임을 이란과 이란군에 돌리는 것은 사실을 오도하고, 근거가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공격을 받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권리를 행사하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협공에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미국은 가자지구 충돌을 억제하고 완화시키려고 적극 노력하는 와중에 중동 지역에서 충돌 확산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이란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추구하지 않지만 용납할 수 없는 공격에 맞서 미국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라크·시리아 공습에 대해 “이는 우리의 대응의 시작이며, 추가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공습이 노린 표적 85곳 중 80곳 이상이 파괴되거나 운용 불가능 상태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휘 시설, 정보 센터, 로켓과 미사일 저장고, 탄약 저장고 등이 파괴됐다고 했다. 사상자도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모두 39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당국은 이라크·시리아에 있는 이란 군사고문단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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