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면 잠드는 미국 Z세대…배경엔 '소프트 걸' 트렌드

CBS노컷뉴스 강예은 인턴기자 2024. 2.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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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에 취침하는 미국의 Z세대가 늘고 있다는 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미국 청년들의 달라진 수면 문화의 배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청소년들의 조기 취침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소프트 걸(Soft Girl)' 유행을 지목했다.

소프트 걸은 전통적인 출세주의 문화에서 벗어나길 시도한다.

'소프트 걸' 문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휴식을 취하는 상태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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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휴식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
출세주의 배격, 느린삶 우선
'성공압박'으로부터 자유선택
소셜 미디어 틱톡(TikTok) 캡처

밤 9시에 취침하는 미국의 Z세대가 늘고 있다는 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미국 청년들의 달라진 수면 문화의 배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청소년들의 조기 취침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소프트 걸(Soft Girl)' 유행을 지목했다.

'소프트 걸(Soft Girl)'이란 파스텔 색상, 펄럭이는 나비, 푹신한 구름 등의 이미지를 가진 패션 트렌드를 뜻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휴식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나이지리아 인플루언서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후 서구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소프트 걸은 전통적인 출세주의 문화에서 벗어나길 시도한다. 느린 삶을 우선시하며 여성의 에너지와 생리 주기, 기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휴식이나 느린 삶의 한 방식인 셈이다. 

소프트 걸은 소프트 블랙 걸(Soft Black Girl)로부터 파생했다.

'강한 흑인 여성'이라는 편견에 반발하며 등장한 소프트 블랙 걸(Soft Black Girl)의 영향을 받아, 소프트 걸은 '걸 보스(Girl Boss)'가 되겠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거부한다.

지난 세대의 걸 보스를 꿈꾸던 여성들은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를 원했고, 일에 몰두하면서 가정을 지키는 여성을 동경했다.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2016년 미국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른바 '유리 천장을 깬' 연설은 '걸 보스' 흐름에 기름을 부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그 흐름은 서서히 퇴조했다.

여성들은 이후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택했다.

'소프트 걸' 문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휴식을 취하는 상태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단순히 '걸 보스'에 대한 싫증이 아니라,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에 대한 염증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틱톡 동영상 제작자 에미 캐이는 틱톡 영상에서 "슬로우 라이프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무와 강박을 거부하고, 하루의 모든 순간을 낭만적으로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소프트 걸'의 유행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상상하고 꿈꾸라는 독려이자 여성주의 운동의 일환이다.

전통적인 가부장제와 다른 것은 자신이 가진 '여성성'을 포용하며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리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번아웃과 일 중독 문화를 거부하는 것이 왜 여성이 경제적 독립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나야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한다. 

CBS노컷뉴스 강예은 인턴기자 gcda__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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