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서 박스째 쏟아진 ‘불법 스테로이드’
단속 피하려 가정집 빌려 직접 제조까지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전문의약품을 불법 제조해 보디빌딩 선수 등에게 판매한 일당이 붙잡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제조하고 판매한 일당을 4개월간의 추적 끝에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제조와 판매 총책임자인 송모씨는 구속됐으며 배달책 고모씨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송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텔레그램 등을 통해 2천218명에게 7억1천만원 상당의 직접 제조한 스테로이드제제와 불법 유통한 이뇨제·발기부전치료제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부산의 한 가정집을 빌린 뒤 의약품 제조 기계·장비까지 설치,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를 만들었다. 또 거래 시 대포폰과 대포통장 사용하거나 수시로 보관·배송 창고를 바꾸고 우편물 발신지를 변조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단속망을 빠져나갔다.
한편 수사 당국은 가정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남겨진 스테로이드제제 제조에 사용된 기계 3종과 의약품 공병, 홀로그램 스티커, 7억원 상당의 스테로이드제제 및 원료의약품도 모두 압수했다.
압수된 스테로이드제제는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합성 스테로이드(단백동화스테로이드, Anabolic Steroid)로 임의로 투여할 시 면역체계 파괴, 성기능 장애, 심장병, 간암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엄격한 제조환경에서 생산되지 않은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는 투여 시 세균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위험성이 있으므로 구입했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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