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에게 주려던 돈, 장학금으로 기탁한 노종택씨 부부

노씨 부부, 임실군 애향장학회에 500만원 기탁

노종택송정순씨 부부가 전북 임실군 애향장학회에 장학금 500만원을 기탁하고 있다.(임실군제공)2024.2.6/뉴스1

(임실=뉴스1) 김동규 기자 = “12명의 손주들 중에 대학에 들어가는 손주의 등록금을 줄까 하다가, 임실에 살고 있는 더 많은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탁했어요.”

최근 전북 임실군 애향장학회에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노종택(85)·송정순(83) 부부의 이야기다.

6일 임실군에 따르면 토박이 농사꾼인 노씨는 슬하에 5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손주가 12명이나 된다.

노씨 부부는 그동안 6남매가 준 용돈과 부친의 독립유공자 보상금 등으로 모은 500만원을 애향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노씨는 “서른두 살에 홀로되신 어머니 밑에서 자라 생활 형편이 너무 어려웠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돈을 벌어야만 했다”며 “팔십 평생 살아오는 내내 배우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서, 언젠가는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꿈과 배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장학금 기탁 이유를 말했다.

노씨는 2000평의 농사를 지으며 6남매 모두 대학까지 보냈다.

그는“자식들만은 배움에 대한 한이 맺히지 않게 하려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우리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전념하고, 지역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는 데 소중하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임실군 애향장학회 이사장인 심민 군수는 “어르신의 기탁 사연을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면서 “정말 소중한 기탁금으로, 장학금 기탁 확산에 선한 영향력이 되고, 임실군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는데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