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써도 아픈데 수술하긴 일러…'치료 공백' 중기 관절염 新 해결사
[편집자주] 무릎 관절염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 증가로 무릎 사이 연골이 닳아 뼈가 부딪치는 관절염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에는 약물은 효과가 작고 수술하기는 이른 '중기 관절염'에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신의료기술로 등재되며 환자의 '치료 공백기'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무릎 관절염의 '숙제'를 해결한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3회에 걸쳐 풀어본다.
무릎 관절염으로 통증과 기능장애가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300만명이 넘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관절염(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06만 5603명으로 지난 2018년 287만 4179명과 비교해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5.3%(108만2826명)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6.8%(82만114명), 50대가 16.9%(51만8801명)로 뒤를 이어 중장년층에 환자가 집중됐다.
문제는 중기(2~3기) 관절염이다. 무릎 연골은 연골세포의 밀도가 2~3%로 낮고, 혈류 공급이 잘되지 않아 한번 손상되면 자연히 재생되지 않는다. 무릎을 붙잡는 허벅지·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강화하지 못하면 시간이 갈수록 연골 손상 범위가 넓어지면서 통증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젊은 나이에 수술하자니 인공관절 수명이 제한적이고, 통증을 줄이려 진통제를 과다 복용하면 복통·설사 등에 시달려 삶이 피폐해진다. 통증을 참고 사느라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해 무릎이 더 굳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인공관절 수술에 앞서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연골을 다듬거나(관절내시경) 휜 다리를 교정해 무릎이 받는 하중을 분산하는 수술(교정절골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후자는 휜 다리에만 적용 가능한데다 절개가 동반되는 비교적 큰 수술이라 환자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제한점이 존재한다.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환자의 골반 위쪽 부위인 '장골능'에서 혈액을 채취한 뒤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해 무릎 관절(관절강)에 주사하는 치료다. 골수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생리활성을 촉진하고 항염 효과를 일으켜 통증을 완화하는 한편 관절 기능을 개선한다.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국제 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발표된 '3~4기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 대한 골수 흡인 농축물(BMAC) 주사의 효과' 논문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 환자 12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통증 지표 점수(numeric pain scale, 10점 만점에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함)가 치료 전 평균 8.33에서 치료 후 평균 4.49로 54% 감소했다. 무릎 기능 점수(Oxford knee score, 48점 만점에 높을수록 기능이 좋음)는 치료 전 평균 20.2에서 치료 후 평균 32.92로 6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8~11월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은 2~3기 무릎 관절염 500건(399명, 평균연령 62.7세)을 분석한 결과, 통증은 78% 감소했고 관절 기능은 23% 개선돼 무릎 건강 회복에 실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기의 중기 관절염 환자 13명에게 첫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정강이뼈 연골의 두께가 평균 2.15㎜에서 2.38㎜로, 허벅지 뼈 연골 두께는 평균 2.16㎜에서 2.5㎜로 두꺼워져 11~16%가량 연골이 재생됐다는 연구 결과(정형외과 수술 및 연구 학회지)도 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환자의 상태나 관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러 논문에 의하면 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 환자에 따라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게 하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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