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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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주식 시장보다 한국 주식 시장의 매력이 한참 낮긴 하죠."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이제 한국 주식을 떠나 배당이 활성화된 미국 주식이나, 과세 부담이 전혀 없는 코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간다"고도 했다.
투자자나 증권사 관계자가 아닌 국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관계자가 고개를 저은 한국 주식 시장의 문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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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주식 시장보다 한국 주식 시장의 매력이 한참 낮긴 하죠.”
최근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이제 한국 주식을 떠나 배당이 활성화된 미국 주식이나, 과세 부담이 전혀 없는 코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간다”고도 했다.
투자자나 증권사 관계자가 아닌 국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관계자가 고개를 저은 한국 주식 시장의 문제는 무엇일까. 그는 주요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배당, 세계 최고 상속세율(최대 주주의 경우 최대 60%)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 기피, 대주주 중심 경영과 꼼수 기업 분할을 꼽았다. 시장 전문가들의 인식과 비슷했던 셈이다.
새해 첫 증시 개장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거래소를 찾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민생토론회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납입 한도를 늘리고 비과세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주식 투자자들은 “그게 핵심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최근 한국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는 한 지인은 “미국 주식에 올인하려고 한다”며 “배당도 잘해주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 수익은 2가지다. 배당을 받아 수익을 올리거나, 주가가 올라 자산이 불어나는 것이다.
한국의 증시는 어떠한가. 한국 기업의 저배당 성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이 지난 2022년 11월 공개한 주요국 배당 성향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배당 성향은 19.14%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만(54.85%), 영국(48.23%), 독일(41.14%), 프랑스(39.17%), 미국(37.27%) 등의 배당률은 한국의 2배에 달한다.
기업인들로 하여금 기업가치 상승을 기피하게 만드는 기형적인 상속세제도 손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최고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대주주의 할증세율까지 붙으면 세율이 60%까지 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하면 증여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전·후 2개월 동안 매일의 최종 시세가액의 평균액을 통해 산정한다. 때문에 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인들은 상속세 부담을 줄이려고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주가를 관리한다. 상속세를 감당해야 하는 탓에 회사 경영을 미래 먹거리 발굴보다는 ‘절세’에 주력하는 웃픈(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상속세율을 인하해 준다고 기업이 갑자기 투명한 경영을 한다거나 주주 친화적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대 주주를 제외한 주주 배당 정도를 반영해 상속세를 조정해 주는 방법, 소액주주의 의견이 기업 경영에 반영되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 등 고배당 유도 및 주가 부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低)PBR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한 점은 환영할만한 대목이다. 보유자산보다 시가총액이 적은 PBR 1배 미만 기업이 주가 부양책을 내놓으며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일거란 기대감에서다. 이처럼 주식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에 매력을 느끼고, 기업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는 환경이 돼야 국가와 기업, 투자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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