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26년 3개 기초단체 출범…오영훈 지사 권고안 수용

오영훈 제주지사 "기초자치단체 부활과 행정구역 3개 분리안 수용"
주민투표는 계절적 요인 감안해 겨울철 이전에는 실시키로
내년에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근거 법률과 제도정비
2026년 6월 지방선거 적용해 민선9기 새 행정체제 출범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이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 행정구역은 3개로 나누는 방안이 확정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하고 올해 안에 주민투표 실시, 2026년 지방선거 적용이라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6일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안 권고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도민의 뜻이 담긴 최종 권고안을 존중하고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권고한 최종안은 시군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고 행정구역은 동제주시와 서제주시, 서귀포시로 나누는 안이다.

기초자치단체를 3개로 나눠 시장은 주민들이 직접 뽑게 하고 시의회도 도입해 역시 시의원 선출도 주민 직선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법인격을 갖춘 기조자치단체가 부활한다는 의미다.

오 지사는 이와 관련해 새로 도입할 기조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한 광역과 기초의 사무와 기능을 제주 실정에 맞게 재조정한 제주형 기초단체라고 규정했다.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하지만 과거 시군 체제나 기존 시·군과는 다른 새로운 행정체제 모델이라는 것이다.

오 지사는 주민 편의와 복리 증진을 위한 기능과 권한을 가진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며 지역 여건에 맞고 주민참여를 강화하는 개편을 추진한다는 추가 설명도 했다.

과거 제주도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등 4개 기초자치단체가 있었지만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초단체는 사라지고 2개 행정시 체제로 재편되면서 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는 제도로 바뀌었다.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18년간 모두 4741건의 정부 권한을 이양받고 광역 단일 지자체로 지내왔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기초자치단체가 하는 환경시설과 상하수도, 교통 등 사무를 제주도에선 광역화로 추진해왔다.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는 각종 업무의 추진 주체가 될 수 없어 책임행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 부여받은 국가 권한 중에서도 시장이 행사했을 때 주민의 편의와 복리가 증진된다면 과감히 기초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간 양극화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제주의 특수성을 반영한 새로운 광역, 기초간 사무·기능이 재정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향후 일정표도 공개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 안에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오 지사는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행정안전부와 긴밀한 협의 후 결정하겠다면서도 계절적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해 겨울철이 되기 전에는 주민투표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민투표는 관련법상 국회의원 선거일 전 60일부터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고, 행안부 장관이 주민투표를 요구한 날부터 일반적으로 60일 후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제주도는 행안부 협의 등의 절차를 고려하고 특별법 특례 정비, 자치법규 개정 법제심사, 사무·재정·재산·기록물 분배, 청사 배치, 표지판 정비 등 사전 준비에 1년 넘는 기간이 소요된다며 주민투표가 올해 내 실시돼야 2026년 지방선거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달 9일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가능해졌다.

개정안은 제주도의 계층구조 등 행정체제개편에 대한 도민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행정안전부장관이 도지사에게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른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오 지사는 다만 주민투표지에 담을 문구는 행정안전부와의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주민투표지에 1가지 안을 만들어 찬반을 물을 지, 2개 안으로 투표에 부칠 지 정해졌느냐는 물음에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 행정체제개편 용역진은 2개 안을 제시했는데, 1안으로 △기초자치단체 설치△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시의원/시장 주민직선을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을 것을 제안했다.

또 2안에는 시군 기초자치안(개편대안)으로 △기초자치단체 설치△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시의원/시장 주민직선을 선택할지, 아니면 현행체제 유지안으로 △하부행정기관 유지△2개 행정구역 유지△행정시장 도지사 임명을 선택할지가 담겼다.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나면 내년에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근거 법률과 제도가 정비되고 실행 방안도 구체화된다.

오 지사는 특히 기초자치단체도 제주특별자치도처럼 특례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2026년까지 상반기까지 모든 절차를 마치고 2026년 7월에는 민선 9기 새로운 행정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같은 실행방안은 앞으로 수립할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추진 기본계획에 담긴다. 개편 배경과 경과는 물론 세부계획과 로드맵 등을 마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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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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