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김기춘·최재원·구본상... 정부, 설 특별사면
정부는 설 명절을 맞이해 오는 7일자로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등 980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 사면이다.
또 정부는 여객·화물 운송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 면허 등 각종 행정 제재를 받은 총 45만5398명에게 감면 조치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액연체 이력자 약 298만명에 대한 신용 회복 지원을 실시하며, 모범수 942명을 지난달 30일 자로 가석방시킴으로써 조기 사회복귀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무엇보다 이번 사면은 활력있는 민생경제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사면으로 민생경제의 활력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작년 광복절 이후 6개월 만이다. 그간 광복절 특사가 두 차례, 신년 특사가 한 차례 있었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4년 설 명절 특별사면’ 대상을 발표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특별 사면·복권 대상자를 심사한 바 있다.
이번 특별사면에 전직 주요 공직자로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8명이 포함됐다. 김관진 전 실장은 작년 8월 ‘군(軍)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 재상고했지만 지난 1일 재상고를 취하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재상고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재상고를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형이 확정되면서 이번 사면 대상에 올랐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관진·김기춘 전 실장 측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다는 계획을 미리 알고 재상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의에 “다수의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 대상을 상신하면 국무회의를 거쳐 사면이 이뤄진다. 언제든 형이 확정되면 사면 심사 대상에 올라가는 것”이라며 “사면 여부가 사전에 교감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대열·지영관·소강원 전 국군 기무사 참모장, 서천호 전 부산경찰청장 등도 전직 주요 공직자로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기춘 전 실장과 함께 재판을 받아온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인원에 대해선 그 이유를 설명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주요 정치인 7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이우현·김승희 전 국회의원과 이재홍 전 파주시장, 황천모 전 상주시장이 포함됐으며, 야권에선 심기준·박기춘 전 국회의원,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이 각각 사면·복권됐다.
주요 경제인으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 5명이 복권됐다. 이들은 기업 운영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형을 선고 받아 이미 실형 복역을 마쳤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도과한 상태다.
또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 백종문·권재홍 전 MBC 부사장 등 언론인 4명도 이번 사면으로 형 선고실효 조치와 함께 복권됐다.
일반 형사범 가운데 살인·강도·성폭력·조폭 등을 제외한 947명도 이번에 사면을 받았다. 그 중에는 중소기업인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로 경영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거래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33명, 생계를 위해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 처벌받은 운전업 종사자 160명, 34세 이하 청년 129명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70세 이상 고령 수형자 1명, 생계형 절도 사범 3명 등 특별 배려 수형자 4명도 사면됐다.
또 여객·화물 운송업 6명, 식품접객업 1만6446명, 생계형 어업 179명, 운전 면허 36만3681명에게 부과된 행정 제재가 특별 감면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 경미한 잘못으로 견책, 불문경고의 징계를 받은 전현직 공무원 7만5086명의 징계도 사면됐다.
심우정 장관 대행은 “이번 사면은 활력있는 민생 경제 발전과 국민 통합의 계기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사면을 통해 튼튼한 민생 경제를 토대로 국가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하며, 정치 이념 갈등을 일단락하고 국민 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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