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주택 매매 일상화…역세권 아파트·3∼4층 선호"

하채림 2024. 2. 6. 11: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통일부가 '3급 비밀'로 분류해오다 6일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13∼2022년 탈북민 심층면접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개인 간 주택 매매가 비공식적으로 빈번하게 벌어지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선 고층 아파트의 중간층을 선호하는 데 비해 북한의 '로열층'은 일반적으로 3∼4층이라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6천351명 심층면접 결과로 본 北주민 경제·사회 인식 실태
작년 5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평양 대평지구 살림집 준공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평양에서 집이 비싼 곳은 중구역과 평천구역 같은 강북이고, 대동강 구역 같은 강남은 좀 싸다. 강남에 지하철이 없어서 그렇다." (2017년 탈북민 A씨)

"국가가 주는 집이 있는 당 일군(간부)은 책임비서나 조직비서, 인민위원장까지이고 그 밑에부터는 다 집을 팔고 사고한다." (2019년 탈북민 B씨)

통일부가 '3급 비밀'로 분류해오다 6일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13∼2022년 탈북민 심층면접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개인 간 주택 매매가 비공식적으로 빈번하게 벌어지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의 주택 매매는 소유권이 아니라 살림집 이용 허가증, 통칭 '입사증'을 사고파는 것이다.

북한에 살 때 주택 양도·매매·경험이 있다는 응답의 총합계는 탈북시기별로 2000년 이전 10.7%이다가 2016∼2020년에는 46.2%로 늘었다.

2016∼2020년 탈북민은 주택 판매와 구매 시에 각각 30.1%와 20.0%가 중개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개인이 존재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주택 매매는 김정일 시대에 점차 확대됐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북한에도 남한처럼 역세권이 존재하는 등 주택의 가격에 입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20년 탈북민은 42.9%가 주택의 가격 결정 요인으로 '위치'를 꼽았으며 아파트나 단독 등 주택의 유형(18.9%), 주택의 크기(14.1%) 등이 뒤를 이었다.

좋은 주택의 위치로는 시장이나 공공기관에 가까운 곳을 공통으로 꼽았고, 평양에서는 지하철역 근접성도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선 고층 아파트의 중간층을 선호하는 데 비해 북한의 '로열층'은 일반적으로 3∼4층이라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지난 2019년 탈북한 B씨는 심층면접에서 "고층은 좀 싼 데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라며 "아파트 3∼4층을 당에서 받은 사람은 '호박'을 잡은 거라고들 한다"고 전했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법으로 금지된 사적 고용은 활발하진 않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늘고 있다.

사적 고용, 이른바 '삯벌이'를 해본 경험은 2000년 이전 탈북민 중에는 4.5%에 불과했으나 2016∼2020년 탈북민에서는 14.7%로 상승했다. 삯벌이시켜본 경험은 같은 기간 1.2%에서 17.2%로 더욱 가파르게 뛰었다.

사적 고용이 존재한다고 답변한 업종은 농축산(26.6%)이 가장 흔하고, 건설현장(11.2%), 광산(10.1%), 공업품 생산(8.0%), 상점(5.3%), 식당(5.1%), 운수(4.5%) 등도 있었다.

대규모 상업은행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에서 주민 간 사금융 행위, 즉 비공식 금융시장이 초보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동향도 확인된다. 돈을 빌렸을 때 이자를 지급한 비율은 2000년 이전 탈북민은 16.4%였지만 2016∼2020년 탈북민은 42.1%로 늘었다.

사적 대부의 이자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2016∼2020년 탈북민의 증언에 따른 월평균 이자율은 7.1%로 조사됐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r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