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키니진 걸리면 옷잘리고 벌금…이혼, 좌천에 자녀혼사 막혀

하채림 2024. 2. 6. 11: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통일부가 6일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실린 탈북민 심층면접 결과는 북한에서 여성의 장마당 참여가 증가하고 가정 내 지위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2020년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은 시장 활동이 가정 내 여성 지위에 미친 영향에 관해 30.0%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거나 남편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45.9%는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고 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사회인식실태보고서…"女 가정내 발언권 커졌지만 평등 요원"
2021년 3월 여성의 날 공연 관람하며 춤추는 북한 여성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여성들이 돈을 버니 힘이 많이 세졌지요. 남편을 가리켜 '멍멍개', '낮전등'이라고도 해요. 낮에는 전등이 꺼져 있잖아요" (2019년 탈북민 A씨)

통일부가 6일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실린 탈북민 심층면접 결과는 북한에서 여성의 장마당 참여가 증가하고 가정 내 지위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6~2020년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은 시장 활동이 가정 내 여성 지위에 미친 영향에 관해 30.0%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거나 남편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45.9%는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고 봤다.

탈북민들은 북한 내에서도 이러한 세태 변화를 두고 남편이 하찮거나 쓸모없는 존재인 '멍멍개', '낮전등'으로 비하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정 내 남녀평등 정도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여성에게 '전통적 여성상'을 되레 강조해 사회 전반의 남녀평등은 요원하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성들이 자녀들을 사회주의 교육교양으로 키워내고 고상한 문화도덕적 풍모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일상에서 여성들이 '조선옷'을 착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을 주로 겨냥한 복장단속도 이뤄진다는 게 탈북민의 전언이다.

2018년 탈북한 B씨는 "청바지 같은 거 바짝 붙은 거 입고 다니면 옷태 단속에 걸려 벌금 물고 그래요. 바지를 찢거나 자르기도 하고요. 내가 단속에 걸렸잖아요. 여성들이 대체로 많이 걸려요"라고 증언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여성에게 조선옷 착용을 강조하는 것 등은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회귀를 위한 조처"라며 "종합시장에서 경제활동에 나선 여성들이 과거와 같은 전통적인 모습이 현대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경향을 북한당국이 경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 사회와 가정의 변화로 이혼이 늘었지만, 여전히 이혼은 강한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이혼을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로 간주하며 단순히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주의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당·정·군의 엘리트 집단은 이혼하면 건설현장으로 좌천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다고 탈북민들은 증언했다.

자녀들도 불이익을 당하는데 "이혼하면 대학 진학 때 김일성대학을 못 가고 김책공대 이런 곳에 가야 한다"(2019년 탈북 C씨), "엄마가 이혼한 여자애에게 좋은 (혼사) 자리가 났는데 엄마가 이혼했다고 혼사 길이 막혔다(2019년 탈북 D씨)" 등이 비교적 최근 탈북자들이 밝힌 내용이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이혼이 사회문화적으로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될뿐더러 특히 여성의 이혼은 남성보다 더욱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전체 남녀 응답자의 각각 15.2%와 28.7%가 이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r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