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기생충'이 길 열어줬다" (인터뷰)

우다빈 2024. 2. 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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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인터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노미네이트
6일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셀린 송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CJ ENM 제공

인디 영화와 한국계 감독, 배우 등 비주류의 노선에 선 '패스트 라이브즈'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노미네이트에 올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호평 속에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6일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셀린 송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미나리'의 윤여정·스티븐 연에 이어 다시 한 번 한국계 배우인 그레타 리·유태오와 호흡을 맞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CJ ENM과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공동으로 투자배급한다.

최근 할리우드 스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최근 본 가장 좋은 영화'를 묻는 질문에 '패스트 라이브즈'를 꼽으면서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쏟아졌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약 3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최선을 다해 한국어로 답변했다. 11세까지 한국에 살다가 캐나다로 이주했기 때문에 그의 한국어 실력은 능숙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셀린 송 감독은 모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통역 없이 인터뷰에 임해 취재진을 감동시켰다.

먼저 셀린 송 감독은 "데뷔작이 큰 관심을 받아 영광이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한국에선 '인연'이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전 세계인들은 '인연'이라는 단어를 잘 모른다. 영화가 공개되고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되면서 많은 관객들이 '인연'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게 돼 행복하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셀린 송 감독은 처음부터 연출자를 꿈꾸지 않았다. 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심리학 전공을 했고 대학원은 연극을 전공했다.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연출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는 3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감은 어떨까. 이에 셀린 송 감독은 "한국에 빨리 가서 관객을 만나고 싶다.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극중 나영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뉴욕에 온 해성으로 분한 유태오는 한국 배우 최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성과를 얻었다.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 캐스팅 비하인드를 두고 "오디션 테이프를 많이 받았는데 이 배우랑은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서 유태오와 만나서 한 3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고 캐릭터라는 생각에 캐스팅을 하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CJ ENM 제공

작품 속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헤어진 후 12년 만에 SNS를 통해 재회하고 다시 한 번 12년이 지난 후 뉴욕에서 직접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어와 한국 풍경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셀린 송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제2의 '기생충' '미나리'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감도 있었을까. 이에 셀린 송 감독은 "저는 한국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이 너무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패스트 라이브즈' 뿐만 아니라 한국계 감독인 '성난 사람들'이 동시에 수상 낭보를 알리고 있다. 할리우드가 한국계와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은 "이민자라는 아이덴티티는 꼭 한국의 아이덴티티랑만 연결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가고 새로운 삶을 시작을 하는 것들 등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셀린 송 감독은 "'기생충'은 너무나 위대한 작품이다. 그런데 '기생충'처럼 서브 타이틀 영화가 사랑받고 대중적으로 보면서 '기생충'이 열어준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달 6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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