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지 않고 ‘변화’ 택한 이진영…“기회 놓치지 않겠다”
이진영(27·한화)은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진 못했으나, 4월28일 1군 명단에 처음 등록된 뒤로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그는 허약한 한화 외야진 가운데 제 몫을 해준 몇 안 되는 야수다. 이진영은 주로 우익수로 뛰면서도 중견수, 좌익수 등 외야 전 포지션 수비를 소화했고, 공격에서 121경기 타율 0.249 10홈런, 50타점, 57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38의 성적을 거둬 팀에 보탬이 됐다. 가치를 인정받은 그는 2024년 연봉 계약에서 79.49%라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며 7000만원(기존 39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진영은 2023시즌을 돌아보며 “원래 한 경기 잘하면 다음 경기에 나가고, 못하면 다음 경기에 못 나갔다”면서 “작년에는 매 경기 출전하다 보니까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확실한 성과가 있는 한 해를 보냈지만, 그의 눈에는 모자란 점이 먼저 보였다. 그가 정규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타격 자세’ 수정에 돌입한 이유다. 이진영은 “작년에는 상체를 너무 숙여서 약점이 많이 드러나는 폼이었다. 감이 좋을 때는 괜찮은데, 좋지 않을 때는 콘택트가 너무 안 됐다”며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센터 훈련 등을 통해 폼을 교정했다.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1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이진영은 바꾼 타격 자세를 완전히 정립하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콘택트 확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 몸에 배어 있는 안 좋은 버릇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험을 통해 주전급으로 성장한 이진영은 새 시즌을 앞두고 더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2024시즌 한화 외야수 가운데 주전 자리를 확보한 선수는 요나단 페라자 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페라자의 포지션이 정해지면 나머지 야수들은 남은 2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포지션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자 타격 능력이 좋은 내야수들이 외야 겸업을 하게 된 만큼, 이진영의 자리도 팀 사정에 맞춰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진영은 올해 중견수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 “중견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걱정되긴 하는데, 김강민 선배님 등에게 많이 배워서 중견수 역할도 잘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프로 9년 차가 된 올해까지 매년 경쟁을 해왔다. 이번에도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캠프에 임할 생각”이라며 “만약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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