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입에 담기도 싫다”···국민의힘, 오늘도 민주당 준연동형 결정 비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위성정당 탄생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최악의 퇴행”이라며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결정을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위성정당 창당 절차에 대해서는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비례대표 당선을 위해 위성정당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고 끝 악수라더니 민주당에서 우려했던 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운동권 개딸 선거 연합으로 당대표 방탄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며 민주당이 운동권 정당들과 손잡고 의회 독재를 계속해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변명 중 가장 기막힌 건 위성정당 금지법 노력이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지속적으로 위성정당 탄생 자체가 될 수 없는 선거법을 주장해왔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 필요가 없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위성정당 금지법은 지난해 11월 김상희·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70여명이 당론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던 법안으로, 위성정당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골자로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위성정당 금지법 논의를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가 가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마음 먹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적이 없다”며 “입법 폭주를 일삼던 정당이 갑자기 이 무슨 약자 코스프레인지, 책임을 소수 여당에게 뒤집어씌우는 언변이 참으로 졸렬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표용지 몇 ㎝가 길어질지, 지난 총선의 쌍둥이 버스에 이어 어떤 황당한 꼼수가 행해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모두 책임이 있고 비판한 것에 대해 “민주당하고 우리당이 선거법과 관련해서 공조했다고 생각하나”라며 “다음번에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국민 누가 믿겠나”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창당 진행 상황에 대해 “당이 그건 플랜B로 사무처 중심으로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그 문제를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며 선제적으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사표 방지, 정당 득표율 충실한 반영, 소수정당 원내 진입 용이 등 장점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대통령 중심의 양당제 정치체제”라며 “내각제로 바꿔서 다당제가 제도의 정합성이 맞는 상황을 만든다면 모르지만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는 양당제가 기본적인 정치의 골격”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 전체 선거가 한 사람의 생각, 한 사람의 기호, 한 사람의 정략적 정치공학에 따라 좌우되면 안 된다”며 “연동형 산식 아는 분 있나. 저도 몰라서 그렇다.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 출현으로 어떤 일이 있는지 다 알고 있지 않나”라며 “김의겸 같은 사람이 의원이 되는 거고 최강욱 같은 사람이 의원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