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후보' 셀린 송 감독 "데뷔작 영광 꿈만 같아, 韓응원에 감사"[종합]

강효진 기자 2024. 2.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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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린 송 감독. 제공 ㅣ CJ ENM, Photographer credit Matthew Dunivan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이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국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6일 오전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소감을 밝혔다.

셀린 송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으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반영했다.

이번 작품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2개 부문(작품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함께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역대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중 감독 및 작가로서 장편 데뷔작품이 작품상과 각본상에 공동으로 노미네이트 된 건 셀린 송 감독이 네 번째다.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서는 첫 번째 기록인만큼 의미 있는 성과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대해 "믿기 어려운 영광이다. 영화가 선댄스에서 나왔는데 거의 1년 후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투표해주셨다. 노미네이트가 정말 영광이다. 특히 데뷔작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돼서 영광이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그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영화의 콘셉트인 '인연'이라는 것은 한국에선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이 세상 대부분 사람들은 인연이란 단어를 모른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되고 많은 관객 분들이 인연을 이해하고 느끼는 모습을 봐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계시고 함께하는 배급사 CJ에서도 서포트를 전세계적으로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고 꿈만 같다. 사실 이런 얘길 한국 관객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긴장도 많이 되긴 한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 한국에 빨리 가서 여러분과 만나서 인사하고 관객 분들도 만나고 싶다. 어떻게 봐주실지가 긴장되고 신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남자 주인공은 배우 유태오가 맡았다.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와 만남에 대해 " 태오 배우가 오디션 테이프를 보내주셨다. 많이 받았는데, 오디션을 봤을 때 이 배우랑은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콜백해서 대화하고 연기를 해봤다. 뉴욕에서 줌으로 유태오 배우와 만나서 세 시간 정도 대화와 인터뷰를 했다. '아 이게 유태오 배우의 캐릭터구나' 싶어서 캐스팅을 했다. 그런데 제가 오디션을 한 다음에 전화를 해서 낮에 유태오 배우에게 같이 하게됐다고 했는데 그날 밤에 신인상을 탔다"고 기쁜 일로 시작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원래 심리학을 전공했던 셀린 송 감독은 극작가로 활동하다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 이 과정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은 "심리학자가 되고 싶어서 심리학을 공부했는데 결국 되진 않았다. 대학원을 컬럼비아 연극으로 갔다. 거기서 공부하고 나와서 대학원 가서 10년을 연극하며 극작가로 활동했다. 영화를 하게된 것은 이 얘기가 영화로서 더 얘기하기가 좋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이건 사실 두 대륙을 가로지르고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였던 시절도 있고 어른인 시절도 있다. 그게 비주얼하게 보여져야 했다. 한국도 느껴야 하고 미국도 느껴야 한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긴 것에 대해서는 "제가 제 안에 있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쓸 때 생각하면서 쓰게 됐다. 제 어린시절이나 이 정도의 한국어를 담은 자전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국이란 배경과 한국어라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 영화를 만들게 됐다. 저는 사실 이걸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됐고 제 과거를 돌아볼 수 있게 됐고 두고온 것도 생각나게 되더라. 그러면서 뉴욕에 있는 제 세트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인연'이란 단어를 알게 됐다. 그런 식으로 영화 깊이 속에 겉으로만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깊이 들어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것이고 제 안에 있는 것이기에 자전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제공|CJ ENM

또한 '패스트 라이브즈'가 제2의 '기생충'과 '미나리'로 불리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에 대해 "있다"고 웃음 지으며 "사실은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것도 다르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고, '미나리'와도 다른 의미의 코리안 아메리칸 영화다. 부담이 된다고도 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엔 전혀 다른 부분이 있기에 괜찮다. 그렇지만 사실 좋고, 이런 영화들에 한국적인 부분이 느껴지거나 한국 영화인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이 기본적으로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생충'이고 너무 위대한 영화고 잘된 것이 길을 열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들어있는 영화인데 미국이나 다른 곳에서 자막이 나오지 않나. '기생충'이 자막 영화가 사랑받고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그 영화 덕분에 많은 부분이 한국어고 한국적 요소가 많다는 것으로 (해외에서)안받아들여지는 일이 없게 됐다. 그리고 당연히 K팝과 K드라마가 열어준 길이 있어서 '패스트 라이브즈'가 글로벌하게 받아들여지는데 저항이 전혀 없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셀린 송 감독은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딸로도 화제를 모았다. 아버지인 송능한 감독은 9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활약한 감독으로,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 각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영화 '넘버3'를 성공시키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으나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셀린 송 감독은 아버지 송능한 감독의 반응에 대해 "너무 자랑스럽고, 좋고, 신나고 온 가족이 좋아했다. 정말 기뻐하셨다. 노미네이트 됐다는 것에 대해 재밌고 특이한 얘기를 해드리고 싶은데 단순하고 심플하다. 좋고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그렇다"고 웃음 지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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