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구상대로, 문승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보직은 불펜, 마무리급 중요도 짊어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1월 중순, 팀 마운드의 핵심 선수를 뽑아달라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승원(35)이라고 대답했다. 단순히 경기력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문승원이 어떤 보직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팀 마운드 구상이 다 바뀔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문승원이 불펜으로 가는 게 ‘팀을 위해’ 더 나은 방안일 수 있다 여겼다. 이 감독은 당시 “김광현과 외국인 선수 두 명(로에니스 엘리아스‧로버트 더거)까지는 확정이고 박종훈 오원석 송영진까지 선발 후보로 보고 있다”면서 “문승원의 보직을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하필 해외에서 개인 훈련 중이라 면담이 어렵다. 일단 ‘플로리다에 들어가서 바로 보자’는 이야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이 문승원을 내심 불펜으로 생각한 이유는 선발에서의 경쟁력이 없어서 그런 게 결코 아니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문승원의 부진을 놓고 “여러 보직을 오가며 힘든 것이 있었을 것”이라고 헤아렸다. 실제 문승원은 지난해 때로는 선발, 때로는 불펜으로 나가며 정형화된 루틴 형성이 쉽지 않았다. 그간 계속 선발로 뛰어왔기에 불펜 루틴은 더더욱 없었다. 정작 문승원은 핑계라고 생각했지만, 팔꿈치 수술 여파에서는 벗어났으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하나의 이유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여기에 이 감독은 SSG의 불펜 사정에 주목했다. 지난해 SSG는 9회를 마무리이자 리그 구원왕인 서진용이 지켰다. 그 앞의 7~8회의 중요한 상황, 이른바 ‘하이 레버러지’ 상황은 주로 노경은과 고효준이 처리했다. 특히 노경은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분명 이 부담을 덜어줄 선수가 절실히 필요했다. 이 감독은 문승원이 그 상황을 처리할 구위와 배짱, 성품 모두를 갖추고 있다고 봤다. 어쩌면 5선발보다 더 중요한 보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감독은 또 하나의 변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바로 지난해 시즌 이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마무리 서진용이다. 인대재건수술보다는 재활 기간이 짧지만 그래도 100% 투구까지 4~5개월이 걸린다. 당장 서진용은 현재 캐치볼 단계로 몸을 만들고 있다. 개막전에 맞춰 돌아올 수 있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 감독도 한국에 남은 서진용에게 “늦어도 좋으니 최대한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라”고 당부한 상태다.
가뜩이나 올해는 개막이 지난해에 비해 일주일 정도 빠르다. 이 감독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서진용의 개막 합류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모양새다. 돌아오면 좋지만 그것을 상수로 보지는 않겠다는 시선이다. 그렇다면 개막전부터 서진용이 복귀할 때까지 임시 마무리가 필요하다. 이 감독은 문승원을 후보로 본다.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에게 갑자기 긴박한 상황을 맡기거나, 세이브 상황에서 3연투를 시킬 수도 없어 임시 마무리 체제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마무리급 중요성을 문승원에게 부여한 셈이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감독이지만, 사실 이 감독도 바로 결정하지 않고 면담까지 잡았을 정도로 노심초사했다. 문승원의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평생 선발로 뛰었던 선수에게 ‘전업 불펜’은 강등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성공한 경력을 쌓은 문승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승원은 이 감독과 면담에서 그 구상을 순순하게 따랐다. 팀을 위한 최선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올 시즌은 불펜으로 준비를 할 예정이다.
문승원이 제 구위를 찾아 불펜에 정착한다면 SSG 불펜 사정도 숨통이 트인다. 노경은의 비중을 줄일 수 있고, 노경은과 문승원을 상황에 맞춰 기용하는 등 7~8회 경기 운영이 편해진다.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낼 경우 ‘선발 투수’로서의 1막을 마치고 ‘불펜 필승조’로서의 2막이 열릴 수도 있다. 사실 선발 못지않게 중요한 보직이다. 보직이 어디든 문승원의 어깨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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