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송 감독 "데뷔작 아카데미 行, 전 세계에 '인연' 알려"(패스트 라이브즈) [★FULL인터뷰]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입성한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이 "꿈만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6일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연출작으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영광이다.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될 수 있었다는 것은 영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의 콘셉트인 인연은 한국에서는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전 세계의 대부분 사람들은 모른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고, 이 세상에 나오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인연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모습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셀린 송 감독은 '인연'의 의미에 대해 "여기 앉아서 기자님들과 줌을 하는 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언제든, 어디에서든, 누군가와 함께든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가 아니더라도 시공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작지만,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연은 어디에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3월 국내 개봉을 앞둔 만큼 , 감회가 남다를 터. 셀린 송 감독은 "한국 분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는 걸 알고 있다. 배급사인 CJ ENM 분들도 서포트를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꿈만 같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는 게 긴장되긴 하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빨리 한국에 가서 여러분과 만나고, 인사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에는 주인공들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국, 그리고 미국의 풍경이 그려진다. 이에 셀린 송 감독은 "10년간 연극 극작가로 활동했고, 영화를 하게 된 건 이 이야기가 영화로서 얘기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두 대륙을 가로질러 수 십년의 시간을 지나가고, 어린시절, 그리고 어른이 됐을 때가 비주얼적으로 보여야 했다. 한국과 미국의 풍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영화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는 셀린 송 감독은 "제가 12살까지 한국에서 자라서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캐나다로 이민 갔기 때문에 캐나다 사람이기도 하고, 또 미국 사람이기도 하다. 제 안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영화고, 개인적이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며 "제 과거에 대해 돌아볼 수도 있고, 두고온 것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단순히 겉으로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한국적인 것이 깊게 들어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러시아 인형처럼', 애플TV+ '더 모닝 쇼' 시즌2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와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유태오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와 호흡에 대해 "오디션 테이프를 받았다. 제가 오디션 테이프를 많이 받아봤는데 유태오 배우를 봤을 때 '이 배우랑은 다시 만나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콜백을 드렸다. 코로나19 때였기 때문에 줌으로 만나서 세 시간 정도 대화이자 인터뷰를 하고 '이 캐릭터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오디션을 본 다음에 전화해서 '이 영화를 같이하게 됐다. 너무 좋다'고 연락을 드린 날 신인상을 받게 되셨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가 제2의 '기생충', '미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굉장히 큰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영화고, 우리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영화며 '미나리'도 한국계 미국인 영화이지만 우리 영화와 다른 메시지"라며 "좋고, 자랑스러운 부분은 한국적인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민자라는 정체성은 한국인으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사를 가거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도 이민자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기생충'이 너무 좋은 영화고, 위대한 영화라고 느끼는 것은 어떤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도 한국어가 많은 영화고,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자막이 필요하다. 근데 '기생충'이 자막이 있는 영화로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한국적인 요소가 많은 우리 영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K-팝과 K-드라마도 그 길을 많이 열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개봉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