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정집서 만든 불법 스테로이드 7억 원치 팔아치운 30대 구속

부산의 한 빌라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으로 만들어 판매한 30대가 구속됐다.

압수된 스테로이드제. 식품의약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정집에 의약품 제조 장비를 갖춰 불법으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제조한 뒤 이를 불법 유통한 의약품과 함께 판매한 송모(35) 씨가 구속됐다고 6일 밝혔다. 송 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텔레그램 등으로 보디빌딩 선수 등 2218명에게 직접 제조한 스테로이드 제제와 불법 유통 과정을 통해 얻은 이뇨제·발기부전 치료제 등 약 7억1000만 원 상당을 팔아 이득을 남긴 혐의를 받는다. 약품 배달을 맡은 고모 씨(29세)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범죄 수익 환수도 추진된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다양한 염증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전문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의약품 도매상 직원 등 7명이 연루된 사건을 조사하던 중 불법 유통 의약품의 구매자였던 송 씨에 대한 의문점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두 사건은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소속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수사를 맡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송 씨는 부산에서 빌라를 빌린 뒤 원료의약품을 혼합·소분·포장할 수 있는 제조 기계와 장비를 설치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제조·판매했다. 주사제 10종은 송 씨가 원료를 구입한 후 직접 제조해 판매했으며, 알약(정제) 12종은 대량으로 구입한 후 소분·포장해 판매했다. 그는 직접 중국 거래처를 통해 원료를 수입한 후 포도씨유 등을 섞어 제품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송 씨는 거래할 때 대포폰이나 대포 통장을 사용해 적발을 피하려 했다. 또 제품을 보관·배송하는 창고를 수시로 변경하고 우편물의 보내는 사람과 주소 등을 변조했다.

의약품 제조에 사용된 기계 3종과 의약품 공병, 홀로그램 스티커 등 포장 용품, 7억 원 상당의 스테로이드 제제와 원료의약품은 현장에서 모두 압수됐다. 압수된 스테로이드 제제는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합성 스테로이드로, 임의 투여시 면역 체계를 파괴하고 성기능 장애, 심장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 처방 없이는 사용이 제한된 전문의약품이다.

식약처는 불법 제조된 스테로이드 제제는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되지 않아 자가 투여 시 세균 감염 등 위험성이 있어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