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야, 너 한화 에이스가 아니라…10승 투수 될 생각 하지 마” 36세 이적생 포수, 칭찬 대신 채찍질[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예상대로 다 좋다고 하면, 역시나 내가 받아도 좋다.”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베테랑 포수 이재원(36). 문동주(21)의 공을 받아보더니 위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모든 사람이 문동주에게 칭찬을 보내지만, 이재원은 칭찬 대신 채찍질을 했다. 문동주가 꿈을 크게 가지길 바랐다.
이재원은 5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 볼파크에서 문동주에게 실제로 했던 얘기를 전했다. “욕심 가지고 해라. 단순히 팀 에이스가 아니라. 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돼야 한다. 그래야 팀도 발전하고 너도 발전한다. 10승 하는 좋은 투수 될 생각도 하지 마라. 너한테 미안하지만, 너무 좋으니까 10승 하면 안 돼. 더 높게 가야 돼.”
채찍질 뒤에 극찬을 쏟아냈다. 이재원은 “동주는 스타성이 충분하다. 야구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갖고 있는 선수다. 내 말을 잘 알아듣더라. 솔직히 (황)준서는 더 봐야 할 것 같은데, 동주는 확실히 다르다”라고 했다.
문동주와 가깝게 지내는 외국인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도 “동주보다 좋은 투수가 있나. 당연히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 그건 단 한번도 부정할 수 없다”라고 했다. 문동주가 훗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너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다. 산체스는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를 잠시 경험했다.
이렇게 문동주를 향한 주위의 기대가 엄청나다. 지난 시즌 사실상 토종에이스로 올라섰고, 올 시즌엔 단순히 10승 도전을 넘어 애버리지를 더욱 단단하게 입히는 시간이다. 본인 역시 구속도 더 올리고, 변화구 완성도도 더 높이는 등 발전을 향한 의지가 대단하다.
3월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참가하는 팀 코리아에 당당히 뽑혔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연습경기 중 1경기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기왕이면 다저스를 상대하고 싶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다저스에 이어 시즌 개막전과 홈 개막전 선발투수 후보이기도 하다. 다가올 가을에는 프리미어12도 있다. 올해도 문동주가 야구 팬들을 설레게 할 준비를 마쳤다.
오히려 이재원은 문동주보다 다른 투수들을 더 세심하게 피드백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문동주에겐 포수 입장에서 굳이 조언해줄 것도 없다는 얘기다. 부상만 조심하면 류현진의 대를 잇는, 특급 에이스가 될 날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