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한국계의 세계적 주목, '기생충'이 길 열어줘"[인터뷰]①
셀린 송 감독은 6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를 통해 입봉작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오스카 작품상 노미네이트 소감을 밝혔다.
셀린 송 감독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소감을 묻자 “영광이란 단어만 생각난다. 계속 감사히 생각한다”며 “사실 영화의 주제인 ‘인연’은 한국에선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한국이 아닌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를 모르고 있었다. 영화가 오스카 노미네이트되고 이 세상에 나오면서 많은 한국인이 아닌 관객들이 인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느끼는 모습을 봐서 행복하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국내 기업 CJ ENM과 미국 웰메이드 작품 명가로 꼽히는 제작사 A24가 공동 투자 및 배급한 작품으로, 셀린 송 감독의 입봉작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나영의 이민을 계기로 헤어졌다가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틀간의 운명적 이야기를 다룬다.
고국인 한국에서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묻자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주시고 함께한 배급사 CJ ENM분들도 전 세계적인 서포트를 해주셔서 감사하고 꿈만 같다”며 “이런 이야기를 한국 관객에게 보여드리는 게 긴장이 되긴 한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한국에 빨리 가서 여러분과 만나고 인사하고 관객들을 만끽하고 싶다.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되면서 신난다”고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한국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작품이다.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단편 영화를 연출해본 경험도 없는 감독의 입봉작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10일(현지시간) 열릴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등 작품들과 작품상을 두고 트로피 경쟁을 펼친다.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을 비롯해 13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린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이다.
셀린 송 감독은 “부담이 되지만 결이 너무 다른 영화라서 그렇게까지 심하게 부담되진 않는다”며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은 한국 영화지만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들에 대한 영화고, ‘미나리’도 다른 결의 한국계 미국 영화라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제 생각엔 전혀 다른 영화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기쁨이 더 크다. 한국적인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게 기분이 좋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에미상을 수상한 ‘성난 사람들’부터 ‘패스트 라이브즈’까지, 한국계 이민자들을 주인공으로 다룬 작품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셀린 송 감독은 “제 생각에는 이민자란 정체성이 굳이 한국적인 색깔과 연결되지 않아도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준다 생각한다.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는 건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사실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앞서 길을 개척한 것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셀린 송 감독은 “저는 사실 기생충이 너무 좋은 영화이고 잘 된 게 그런 길들을 잘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있는 영화인데 기생충처럼 자막이 있는 영화가 먼저 세계적으로 우리 이야기가 사랑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어고 한국적 요소가 많다는 점이 과거처럼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일이 없이 됐다고 생각한다. K팝, K드라마들도 그런 길을 열어준 덕에 패스트 라이브즈를 글로벌하게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어진 거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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