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열차에 소화기 분사한 60대 집행유예 받자 검찰 항소

1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뉴시스

만취 상태로 공항철도 열차 안에서 소화기를 분사해 승객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열차를 지연시킨 6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검찰이 항소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전날인 5일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4)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재물 손괴액을 배상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8일 오후 11시 5분쯤 서울 마포구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열차 안에서 술에 취해 소화기를 분사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범행으로 열차 내 화재감지기가 손상되고, 열차 안 승객 50여 명이 소화 분말을 뒤집어썼다. 또 해당 전동차와 후속 전동차 4대가 비상 정차해 공항철도 운행이 15분 정도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경찰관과 소방관이 대거 투입돼 공권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됐고, 승객들에게 큰 혼란과 불안을 야기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