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하늘서 친다고? 새벽 깨우는 선율의 낙하

박소연 기자 2024. 2. 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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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하지 때까지...공연, 182일 동안 계속
아스라이 빛이 밝아오는 독일 뮌헨의 새벽 하늘.

피아노 선율이 차가운 공기를 깨웁니다.

아직 저물지 않은 새벽달을 붙잡을 수 있을까,

피아니스트는 10미터 높이 하늘에 올라 건반을 두드립니다.

두툼한 옷을 입고 의자에 반쯤 기대 누운 관객들,

낙하하는 피아노 선율을 온몸으로 감상합니다.

[플로라 스투키/관객]
"구름과 일출, 멋진 음악아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쿠르트 와겐루츠/관객]
"특히 찬바람에 이렇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피아니스트가 하늘에 매달려 연주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보다 가까이에서 자연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자 함입니다.

매일 조금씩 움직이는 태양의 각도, 어제와 다른 바람, 때로는 눈이 내리는 순간을 담아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하는 곡의 이름도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 입니다.

[알랭 로슈/피아니스트]
"동지날인 12월 22일에 맞춰 작곡한 곡이에요. 제목이 '동지'인데, 제가 듣는 자연의 소리와 제가 배우는 내용에 따라 매일 조금씩 바꿔가고 있어요"

아침 해를 맞이하며 끝나는 이 공연은 낮이 가장 긴 '하지'가 올 때까지 182일 동안 계속됩니다.

그동안의 여정을 담은 연주회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어쿠스틱 콘서트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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