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돌아온 ‘코리아’…해외 떠돌던 14세기 보물급 공예품 뭐길래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4. 2. 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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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스님의 사리와 이를 보관한 보물급 사리구가 반환된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 미술관을 찾아 "사리구 반환문제를 재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이 10년만에 재협상 물꼬를 틀며 극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으나, 당시 미술관 측은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고 2013년 이후에는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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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문화재청, 현지 반환협상 성과
사리 4과는 기증, 사리구는 임시 대여
작년 김건희여사 방문, 재협상 물꼬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과 최응천 문화재청이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매튜 테이텔바움 보스턴미술관장과 만나 고려사리 반환 협상에 나서고 있다. [사진 제공 = 문화재청]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스님의 사리와 이를 보관한 보물급 사리구가 반환된다. 일제강점기 때 해외로 반출됐다가 반환되는 것이니 10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보스턴 미술관을 찾아 “사리구 반환문제를 재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이 10년만에 재협상 물꼬를 틀며 극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문화재청은 6일 자료를 통해 “사리는 사리구와 별개로 불교의 성물로서 올해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이전에 조계종에 기증되고, 사리구는 상호 교류 전시 및 보존처리 등을 위해, 미술관 내부 검토를 거쳐 일정 기간 동안 임시 대여하는 것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미술관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은 5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테이틀바움 관장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으나, 당시 미술관 측은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고 2013년 이후에는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사리를 담는 사리구 5개와 이를 담는 큰 사리함. 사리 5과 가운데 하나는 사라졌다. [사진 = 보스턴미술관]
이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다.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였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보물급 불교공예로 평가받고 있다. 사리구 내부에는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안치되어 있으며, 사리구에 적혀있는 명문에 따르면 각각 석가모니불 5과, 가섭불 2과, 정광불 5과, 지공선사 5과, 나옹선사 5과의 사리가 담겨있었다. 다만 지금은 석가모니불 1과, 지공선사 1과, 나옹선사 2과 등 총 4과의 사리만이 현존하고 있다. 고려 말 나옹선사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스턴미술관에서는 양주 회암사를 원 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도굴돼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1939년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종은 6일 “이번에 기증되는 사리는 한국 불교사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고려시대 지공선사와 나옹선사의 사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며, 사리 기증을 불교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협상에 참여한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은 “부처님과 선사들의 진신사리(眞身舍利)는 불교의 성물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환지본처의 의미를 새기며 사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여법하게 모실 것”이고 “보스턴미술관 측의 불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고 문화재청을 비롯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사리구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문화유산으로서 약 10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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