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쇼핑하고도 다저스는 왜 커쇼를 잊지 못하나… 로망과 실리 모두 잡나

김태우 기자 2024. 2.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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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 복귀 가능성과 다저스에서의 은퇴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 다저스의 상징인 커쇼는 현재 FA 신분으로 어깨 수술 재활에 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주인공이자 승자였다. 지난해 팀 연봉을 비우는 작업을 진행하며 이번 겨울을 별렀던 LA 다저스는 시장이 열리자마자 그들이 원했던 선수들을 모두 쓸어 담으며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타 팀 팬들 사이에서는 ‘악당’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만큼 다저스의 오프시즌은 충격적이었다.

가장 원했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와는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24억 원)라는 충격적인 제안을 던진 끝에 오타니의 사인을 받아냈다. 기존 메이저리그 최고액 기록인 마이크 트라웃(12년 총액 4억265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다저스는 7억 달러라는 상징성을 세워주는 대신 6억8000만 달러를 지불 유예로 돌려 10년 뒤부터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가치는 4억6000만 달러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오타니의 연 평균 7000만 달러는 팀의 사치세 기준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다저스가 실제 오타니에게 쓰는 돈은 연 200만 달러다. 다저스는 여기서 생긴 여유분을 다른 선수들에게 투자했다. 이번 FA 시장 선발 최대어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도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29억 원)에 계약했다. 이 또한 역대 투수 최고액이었던 게릿 콜(뉴욕 양키스‧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을 넘어서는 역대 신기록이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탬파베이와 트레이드로 수준급 선발인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견실한 외야수인 마누엘 마고트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글래스나우는 영입하자마자 5년 총액 약 1억3600만 달러(약 1811억 원)에 장기 계약으로 묶었다. 마고트의 2024년 연봉 1000만 달러(약 133억 원)도 떠안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다저스는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1년 2350만 달러(약 313억 원)에 계약했고, 베테랑 좌완 선발인 제임스 팩스턴과도 1년 보장 700만 달러(약 9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저스는 올 오프시즌 행보로 자타공인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오타니는 지난해 막판 받은 팔꿈치 수술 탓에 올해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타자로는 확실한 중심타자 몫을 해줄 수 있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이룰 ‘MVP 트리오’의 가공할 만한 화력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2025년부터는 에이스로서의 몫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야마모토와 글래스나우, 그리고 팩스턴까지 영입하면서 선발진은 ‘6선발 체제’를 해도 될 만큼의 양질의 위용을 짰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워커 뷸러의 재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이들이 감을 찾으면 야마모토-글래스나우-뷸러의 최강 우완 트리오도 구축할 수 있다. 다저스는 이들 외에도 바비 밀러, 라이언 야브로, 에밋 쉬헌,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등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런 과정에서 다저스의 팀 연봉은 엄청나게 치솟았다. 지난해 다저스의 팀 연봉은 약 2억3600만 달러 수준에서 끝났다. 그런데 올해는 현시점 확정된 연봉만 해도 2억9500만 달러다. 3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저스의 보강은 여기서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이토록 배부른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도 한 선수를 잊지 않았다. 바로 클레이튼 커쇼(36)다.

▲ 커쇼는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던질 수는 없지만 건강하다면 여전히 클래스 높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 다저스 동료들에게 신망이 절대적인 커쇼는 선수단의 리더로서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커쇼는 다저스의 상징이자, 다저스 프랜차이즈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다. 당장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실적이 화려하다. 지명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으며 팀의 최고 투수 유망주로 뽑힌 커쇼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6년 경력 전체를 다저스를 위해 바쳤다. 다저스의 상징이자 심장이다.

16시즌 동안 커쇼는 한 차례의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2014년)를 포함해 세 차례의 사이영상(2011년‧2013년‧2014년), 10번의 올스타, 투수 트리플크라운(2011년), 다섯 차례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한 차례 골드글러브 등 수없이 화려한 경력을 모두 다저스를 위해 바쳤다. 비록 근래 들어 부상이 잦아지며 예전만한 ‘철인’의 위용은 아니지만, 건강할 때는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커쇼는 7년의 2억45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이 끝난 뒤 단년 계약으로 다저스와 인연을 이어 왔다. 2022년에는 1700만 달러, 지난해는 2000만 달러에 1년 계약했다. 그러나 아직 커쇼와 다저스 사이에 계약 소식은 없다. 커쇼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어깨 수술을 받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던질 수 없는 선수와 섣불리 계약을 할 필요는 없다.

다저스가 야마모토, 글래스나우, 팩스턴을 연이어 영입하면서 다저스와 커쇼의 인연이 여기서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다저스는 이미 선발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팀 연봉이 3억 달러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추가 영입을 할 당위성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커쇼를 잊지 않고 있다. 제임스 곰즈 다저스 단장은 지난 4일(한국시간) 팀의 팬페스트 자리에 참가해 커쇼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당연히 가능하다. 커쇼와 계속 연락하고 있고, 협상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원클럽 프랜차이즈의 로망,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 현실적인 측면이 모두 맞아 떨어진 계산으로 보인다. 커쇼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현역을 마무리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다저스 팬들로부터는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구단으로서는 소중한 미래 자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다저스는 훌륭한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를 한곳에 모을 구심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커쇼가 있다면 그런 지적을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릴 수 있다.

또한 다저스가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 부상에서 아직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 선수가 너무 많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말할 정도인 다저스는 이중삼중으로 보험을 마련해놔야 한다. 커쇼는 지난해 131⅔이닝 소화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은 2.46으로 뛰어났다. 그리고 다저스는 커쇼가 더 이상 130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아도 될 팀이다.

▲ 커쇼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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