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고비 많았던 KT, 1초도 쉬지 않고 지켜낸 ‘하윤기’

손동환 2024. 2.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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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기(204cm, C)는 확실한 ‘믿을맨’이었다.

수원 KT는 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소노를 88-84로 꺾었다. 시즌 5번째 3연승. 또, 소노전 5연승을 질주했다. 25승 13패로 단독 2위를 유지했다. 3위 창원 LG(24승 14패)와는 1게임 차.

KT는 2022년에 열린 KBL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2022~2023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2022~2023시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KT의 결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하윤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윤기는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빅맨. 팀을 짊어질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스피드와 탄력을 겸비한 하윤기는 2022~2023시즌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장착했다. 활동 범위까지 넓힌 하윤기는 성장을 예고했다. 그리고 2023~2024시즌에는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로 패리스 배스(200cm, F)의 공격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하윤기의 공격력이 떨어진 게 아니다. 2023~2024시즌 30경기 평균 30분 55초 동안, 경기당 16.3점 6.9리바운드(공격 2.6)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모두 커리어 하이.

또, KT는 허훈(180cm, G)의 부재를 잘 메우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하윤기의 달라진 퍼포먼스가 KT를 안정감 넘치는 팀으로 바꾼 것.

다만, 하윤기는 소노 1옵션 외국 선수인 치나누 오누아쿠(206cm, C)를 막아야 한다. 오누아쿠는 힘과 영리함을 겸비한 빅맨. 그래서 하윤기가 버텨야, KT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하윤기는 김민욱(205cm, C)을 막았다. 그러나 배스와 오누아쿠의 1대1에 더 신경 썼다. 특히, 배스가 오누아쿠의 힘에 밀릴 때, 하윤기는 도움수비를 했다. 오누아쿠의 공격을 블록슛할 수 있었다.

하윤기의 역량은 공격에서 더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3점 라인 주변에서 볼을 움직이는 배스에게 스크린. 스크린 이후 페인트 존으로 침투했다. 혹은 루즈 볼 획득에 이은 골밑 득점. KT의 득점 성공률을 높였다.

그러나 KT는 소노의 3점을 막지 못했다. 또, 소노의 압박수비와 빠른 공격에 흔들렸다. 여기에 하윤기의 골밑 공격도 1쿼터 초반만큼 통하지 않았다. 악재가 겹친 KT는 1쿼터 종료 1분 12초 전 19-23으로 밀렸다.

KT의 선택은 ‘높이 강화’였다. 하윤기의 파트너가 마이클 에릭(210cm, C)으로 변한 이유. 그래서 하윤기는 자기 매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21-25로 1쿼터를 마쳤다.

하윤기는 2쿼터 첫 득점을 해냈다.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다. 그렇지만 KT는 수비 실수로 박종하(186cm, G)에게 리버스 레이업을 맞았다. 하윤기의 득점에도, 소노와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하윤기는 높이 싸움으로 소노를 서서히 옥죄었다. 공격 리바운드로 세컨드 찬스를 만들었고, 2쿼터 시작 2분 17초 만에 김민욱을 파울 트러블로 몰았다. 그 후 조재우(200cm, C)와 매치업. 소노를 한층 불안하게 했다.

하윤기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왔다. 높이를 이용한 수비로 소노의 골밑 공격을 차단. 이를 정성우(178cm, G)에게 인계(?)했다. 볼을 이어받은 정성우는 빠르게 질주. 속공 득점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30-37로 밀렸다. KT의 공격이 소노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KT 수비가 소노의 3점 공세를 막지 못했기 때문.

하윤기는 이전과 다른 전략을 보여줬다. 미드-레인지 점퍼. 꽤 정확한 옵션이다. 그렇지만 하윤기의 점퍼는 림을 외면했다. KT는 그 후 김진유(190cm, G)에게 실점. 3쿼터 종료 3분 3초 전 34-42까지 밀렸다.

페인트 존 훅슛으로 추격했지만, 하윤기의 돌파가 KT 수비에 막혔다. 이로 인해, KT는 역전 기회를 놓쳤다. 하윤기도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하지만 하윤기는 3쿼터에 페인트 존을 더 파고 들었다. 4번째 파울을 범한 김민욱을 집요하게 노렸다. 그러자 배스가 외곽과 골밑을 활발하게 넘나들 수 있었다. KT 또한 2~4점 차의 간격을 유지했다.

자신감을 얻은 하윤기는 페인트 존에서 더 힘을 냈다. 특히, 3쿼터 종료 2분 전에는 높은 점프로 점수를 따냈다. 동점(63-63)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진유로부터 파울 자유투 유도. 자유투 성공으로 역전(64-63)까지 해냈다.

하윤기는 역전에서 그치지 않았다. 더 많은 차이를 원했다. 배스와 상승세를 합작했고, 3쿼터에만 9점(2점 : 4/5) 1리바운드(공격)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T를 70-67로 앞서게 했다.

하윤기는 경기 종료 7분 22초 전 김민욱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공격 리바운드 참가 과정에서 김민욱의 5번째 파울을 유도한 것. 이는 소노에도 큰 상처였다. 김민욱을 대체할 빅맨이 소노에 없었기 때문.

그리고 하윤기는 경기 종료 5분 7초 전부터 두 번의 덩크를 연달아 꽂았다. KT는 하윤기의 덩크를 발판 삼아 소노와 차이를 더 벌렸다. 경기 종료 2분 59초 전에는 87-76까지 달아났다.

그렇지만 KT는 소노의 추격에 88-84로 쫓겼다. 남은 시간은 51.9초. 확실한 공수 옵션을 필요로 했다. 하윤기가 그 역할을 했다. 마지막 44.4초 동안 파울 자유투 2개와 수비 리바운드 1개. 팀의 승리를 착실히 지켰다. 하윤기가 40분 내내 팀에서 원하는 순간 득점했기 때문에, KT가 ‘4연승’과 ‘소노전 5전 전승’을 해낼 수 있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T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71%(30/42)-약 53%(17/32)
- 3점슛 성공률 : 25%(5/20)-약 37%(14/38)
- 자유투 성공률 : 68%(17/25)-약 72%(13/18)
- 리바운드 : 36(공격 7)-33(공격 11)
- 어시스트 : 20-16
- 턴오버 : 11-14
- 스틸 : 10-8
- 블록슛 : 0-1
- 속공에 의한 득점 : 22-9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20-15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수원 KT
- 패리스 배스 : 33분 8초, 28점(3점 : 3/6) 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 하윤기 : 40분, 25점 8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
- 정성우 : 36분 25초, 15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 고양 소노
- 이정현 : 38분 55초, 27점(3점 : 3/8) 9어시스트 5스틸 3리바운드(공격 1)
- 치나누 오누아쿠 : 31분, 16점 13리바운드(공격 7)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 김민욱 : 27분 25초, 12점(3점 : 3/6) 4리바운드
- 김진유 : 35분 29초, 11점 8리바운드(공격 2) 5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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