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러닝·대전은 패스·서울은 사람’ 가고시마는 변혁의 한복판
멈추면 도태된다. 매년 빠르게 변하는 현대축구에선 잠시라도 노력을 게을리하면 후발 주자에 추월을 당하기 십상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프로축구 개막을 앞둔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선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의 의지가 눈길을 끌었다.
■빌드업만 외쳤던 울산, 이젠 뛴다
K리그1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울산 HD가 가장 먼저 변혁을 외치고 있다. 울산 홍명보 감독이 지난 2년간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선수단에 과감히 칼을 댄 것이 시작이었다. 바코와 정승현, 김태환 등 주축 선수들을 내보낸 대신 김민우와 황석호, 고승범, 마테우스 살레스와 켈빈 등에게 울산 유니폼을 입혔다.
홍 감독은 “지난해에는 우승 멤버를 유지했다면,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울산은 철저한 볼 소유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지배해는 축구를 추구해왔다. K리그에서 가장 세련된 축구가 일품이었지만, 종종 정반대의 팀 컬러에 흔들리는 게 고민이었다. 홍 감독의 선택도 기존 축구 철학을 지키면서 작은 ‘디테일’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홍 감독은 “어떨 때는 우리가 뛰어야 하는데, 못 뛰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울산의 팀 컬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김민우와 고승범이 우리가 기존에 펼쳤던 축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움직임으로 상대의 수비에서 빈 틈을 찾아내고 공격을 풀어가는 점이 위력적이었다. 새로운 팀 컬러가 완성된다면 울산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지난해 득점왕 주민규는 “올해 우리 팀의 목표는 K리그1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뛰기만 했던 대전은 이제 빌드업
지난해 승격팀이라는 한계(8위)를 웃돌았던 대전 하나시티즌은 정반대의 길을 걸어서 흥미롭다.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전개하던 기존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빌드업이라는 새 옷을 입기로 했다. ‘뛰는 축구’로는 여름철 고비를 넘기 힘들다는 고민이 담겼다.
대전 이민성 감독은 “올해로 부임 4년차인데 지난 3년간 6~8월마다 성적이 내려가는 원인이 선수층보다는 볼 점유율이 낮아 체력 손실이 큰 부분이었다”며 “데이터에서도 그 증거가 확인돼 과감히 변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과감한 변화는 이제 첫 발을 내디딘 수준이다. 이달 가고시마 전지훈련부터 스리백을 포백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빌드업 전술을 이식하고 있다. 주세종은 “우리 선수들의 구성과 다른 축구라 쉽지는 않겠지만, 볼 점유율을 높여가는 방향성 자체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기동식 변화의 시작은 사람
사령탑이 바뀐 FC서울은 축구보다는 축구를 하는 구성원들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K리그를 흔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제시 린가드 영입보다는 기존 선수들 사이의 관계 설정에 초점을 맞췄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선수단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데 재주를 보였던 김기동 신임 감독의 색깔이다. 김 감독은 “축구 자체는 서울이 펼치던 축구에 세밀함을 더하는 수준”이라며 “축구보다는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개별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유도한다.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서울 특유의 홈경기 출근제도 손을 댈 계획이다.
김 감독은 “구단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하게 축구 이야기를 나누면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경기 전날 합숙)을 만들고 싶다”며 “선수들이 한 시간 가량 운전하고, 경기를 뛴다는 부분도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서울이 축구 외적인 부분보다 변화를 꾀하기에 그 성과가 나오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기성용은 “감독님이 어떤 결정을 하시든 확신이 있으니 믿고 간다. 우리 팀의 준비는 잘 되고 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가고시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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