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 사망 최소 122명…“산간 난개발이 피해 키워”
알람 수신 안테나 ‘먹통’ 대피경고 전파 안 돼
건물 난립에 도로 좁아 소방대 진입도 어려워
칠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2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에선 이번 화재 이면에 있는 문제를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칠레 국가재난예방대응청(세나프레드)에서 제공하는 재난정보와 기상청, 소방 당국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중부 발파라이소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122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날 저녁 112명보다 10명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 규모는 향후에도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 관련 발표 일원화 방침으로 당국 공식 발표 외엔 피해상황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여전히 생사 확인이 되지 않는 실종자 수는 100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방송인 TVN칠레는 전했다.
현지에선 이번 화재 이면에 있는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재 경보를 알리는 긴급 알람 수신용 안테나가 일부 파손돼, 피해자들이 제 때 대피하지 못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세나프레드 전신인 내무부 산하 국가비상사태관리국(ONEMI)에서 부국장을 지낸 빅토르 오레야나는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 인터뷰에서 “대피 경고를 보냈어도, 화재로 인해 먹통이 된 안테나 문제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경보를 받았더라도 이미 대피하기에 늦은 상황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산간 지역 난개발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수천채의 주택이 파괴된 비냐델마르 외곽 산비탈 마을의 경우 비좁은 도로 등 문제 때문에 소방대원 진입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웨 로웨더 칠레 센트랄대 건축학부장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산악 지형 경사면에 각종 건물이 계속 올라갔다”며 ‘화력을 키울 수 있는’ 여러 극단적 조건에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칠레 당국은 비냐델마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등지에서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통행금지령에 내려져 있었다.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의 복구 작업도 계속되는 가운데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이웃 나라들은 칠레 정부에 연대의 뜻과 함께 구호품 전달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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