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윈나우’ 우승권 전력에 초보 감독을 세운다? 다가올 선택, 리그가 주목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예상치 못했던 사태에 부랴부랴 새 감독을 찾고 있는 KIA가 이제 후보군을 추리고 본격적인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승권 판도의 다크호스로 뽑히는 만큼 KBO리그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KIA의 선택지에는 일장일단이 있을 것으로 보여 그만큼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KIA는 2024년 시즌을 이끌 새 사령탑 선임 과정을 진행 중이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라 구단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읽히지만 지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1년간 대행 체제로 끌고 가기는 여러 부담과 위험성이 있어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KIA는 타 팀에 소속되어 있는 현역 지도자를 일단 배제한 채 내부 승격과 외부 영입 옵션을 두루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를 추리고 구단 고위층과 면접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최종 후보는 적어도 2명, 많게는 4명 정도를 정하고 심층 면접에 들어간다. 지도자의 철학이 구단의 방향성과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타임 테이블은 없지만 역산을 해볼 수는 있다. KIA는 현재 호주 캔버라에서 기술 및 전술, 그리고 트레이닝이 중심이 된 1차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1차 캠프 계획은 코칭스태프 미팅에서 다 논의해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감독 부재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캠프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22일부터 시작될 오키나와 2차 캠프에는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감독을 결정하고, 새 감독이 오키나와 캠프를 지휘하는 게 이상적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캔버라 캠프 막바지도 지휘하는 게 좋다. 즉, KIA는 이번 주에는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면접에 들어가야 한다. 그룹의 재가도 필요하고, 하필 설 연휴도 끼어 있어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앞서 면접 방식으로 이숭용 감독을 선임한 SSG는 하루에 한 명씩 면접을 진행했었다.
외부 영입은 워낙 다양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재야에 있는 지도자들은 어느 팀의 새 감독 선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른다. 내부 옵션은 진갑용 수석코치, 이범호 타격코치 등 팀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 첫 단추는 KIA가 내부 승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혼란스러운 팀을 수습하기에는 가장 좋은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후보자들의 능력을 판단해야 하고, ‘아니다’ 혹은 ‘시기상조다’고 판단한다면 외부 영입 카드를 고려하는 게 순리에 맞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IA가 과연 내부 승격 카드를 집어들겠느냐’는 의구심이 짙다. 내부 승격 옵션들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아직 KBO리그 감독 경력이 없다. 다 ‘초보 감독’이다. 능력과 적합성을 떠나 KIA의 현 상황과 잘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무리 준비된 감독이라고 해도 감독 첫 해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KIA는 리빌딩 팀이 아니다. 성적을 보고 달려야 한다. 팀 쇄신이나 충격 요법이 필요한 상태도 아니다. 기존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KIA가 우승권 전력이냐를 놓고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지난해 6위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국내 선수들의 전력은 분명 정상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타 팀들이 다 인정하는 진용이다. LG와 리그 최고를 다투는 타선이 건재하고, 마운드도 양과 질에서 나쁘지 않은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KIA는 득실점 마진을 기반으로 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정규시즌 우승 팀 LG에 이어 2위였고, 외국인 투수와 마치 한꺼번에 비정상적으로 몰려오는 듯했던 부상 악령이 없었다면 더 높은 순위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3위 SSG와 경기차는 3.5경기였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2~3년 이상 많이 남은 것도 아니다. KIA는 주축 선수 중 30대 선수들의 비중이 제법 된다. 특히 최형우 양현종이라는 투‧타의 기둥들이 더 늙기 전에 뭔가의 승부를 봐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1~2년이다.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시기를 놓치면 언제 다시 우승권 전력을 구축할지 장담할 수 없다.
시즌 운영을 할 줄 알고, 승부처에서의 능력이 검증된 외부 인사를 데려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물론 외부 영입 인사는 내부 옵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단 파악이 덜 되어 있음이 분명하고, 이미 시즌을 앞두고 완성된 코칭스태프 구성에 소폭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KIA가 최대한 많은 후보군을 뽑아놓고 고민하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어떤 쪽이든 이제는 선택을 내릴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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