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로 사망 122명·실종 372명…축구장 3만개 면적 불타

김예슬 기자 2024. 2. 6. 08: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칠레 중부를 집어삼킨 화마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120명이 넘는 데다 크고 작은 화재 160여 건이 발생하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캘리포니아 대학 머세드 캠퍼스의 기후 과학자인 존 아바조글로우는 뉴욕타임스(NYT)에 "칠레와 캘리포니아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화재와 홍수는 극한 기후와 온화한 지중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상기시켜준다"며 "엘니뇨 같은 기후 변수는 개별 극한 현상을 위한 오케스트라의 주요 도구"라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에콰도르·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도 화재 극심
"엘니뇨 영향…남반구 폭염, 5월까지 계속될 듯"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며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4일(현지시간) 비나 델 마르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로 인한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24.02.0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칠레 중부를 집어삼킨 화마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120명이 넘는 데다 크고 작은 화재 160여 건이 발생하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지난 2019년 호주를 할퀸 화재처럼, 이번 산불의 뒤에도 엘니뇨가 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발파라이소 시 법률의료서비스는 지금까지 화재로 최소 1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32구에 불과하다.

화재가 진압되지 않았고, 실종자들의 시신도 아직 발견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카레나 리파몬티 시장은 비냐 델 마르에서만 최소 372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도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엄청난 규모의 비극 앞에 서 있다"고 말했다.

화재는 중부 해안 지역인 발라파이소와 비냐 델 마르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칠레 해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서쪽으로 약 113㎞ 떨어진 발파라이소는 유명한 인기 관광지다.

발라파이소의 퀼푸에시 발레리아 멜리필란 시장은 칠레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산불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대 규모일 것"이라며 "약 1400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당국은 화재 진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냐 델 마르, 퀼푸에, 빌라 알레마나, 리마체 등에 통금을 시행하고 있다.

칠레 국가재난예방대응서비스(SENAPRED)에 따르면 전날까지 칠레 중부 및 남부 지역에서 약 6만4000에이커가 불에 탔다. 이는 축구장 3만 개가 넘는 면적이다. 또 현재 전국적으로 161건의 화재가 발생한 상태다.

소방헬기와 항공기 31대, 소방관 1400여 명, 군인 1300여 명, 자원봉사자 등이 불길 진화에 동원됐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10년간 가뭄을 겪은 칠레는 최근 며칠 연속 섭씨 33도를 넘는 덥고 건조한 기온에 시달렸다. 칠레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지역도 산불과 싸우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남미 대륙 산불의 원인으로 꼽힌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무역풍 약화가 원인으로 꼽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미국 남부와 멕시코 지역은 강우량이 높아지는 반면, 미국 북부와 캐나다, 아시아, 호주, 중남부 아프리카에는 가뭄이 온다. 남미 대륙의 경우 중부와 북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한 기후에 시달린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는 2019~2020년 호주 산불 당시에도 엘니뇨가 발생한 상태였다.

세계기상기구(WMO)의 기상학자 바르바라 타피아 코르테스는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엘니뇨로 인한 폭염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폭염과 같은 극단적 현상의 발생은 남반구에서 평균적으로 4월이나 5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며 "또한 전 세계 예보 센터의 기후 모델은 엘니뇨의 영향이 2024년 3~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엘니뇨의 여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강물이 불어나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날 일부 지역에는 14인치(355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연간 강수량에 가깝다.

캘리포니아 대학 머세드 캠퍼스의 기후 과학자인 존 아바조글로우는 뉴욕타임스(NYT)에 "칠레와 캘리포니아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화재와 홍수는 극한 기후와 온화한 지중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상기시켜준다"며 "엘니뇨 같은 기후 변수는 개별 극한 현상을 위한 오케스트라의 주요 도구"라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