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피리' 받아든 린가드, 손에 꼭 쥐고 차량 탑승...英 매체도 '집중 조명' [오!쎈 현장]
[OSEN=인천국제공항, 정승우 기자] 제시 린가드(32)가 입국 현장서 단소를 선물받았다. 이를 영국 현지 매체가 대서특필했다.
영국 '더 선'은 5일(이하 한국시간) "제시 린가드가 한국에서 특이한 선물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제시 린가드는 5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린가드의 입국 목적은 다름아닌 FC 서울 입단.
영국 'B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그는 FC 서울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이후 계약을 마무리하고 일본 가고시마로 출국, 서울 선수단 전지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린가드의 FC 서울 이적은 지난 2일 영국 'BBC'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담 기자 사이먼 스톤에 의해 보도됐다. 당시 그는 " 맨유 선수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린가드는 서울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같은 날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포함한 현지 다수 매체와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린가드의 다음 행선지는 한국의 서울"이라며 "그는 서명을 앞두고 있다"라고 알렸다. 계약 기간은 2+1년으로 예상된다.
린가드는 1992년생 미드필더로 지난 2000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했다. 조금씩 성장한 그는 2011년 맨유와 프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으로 임대 생활을 경험했다.
린가드가 맨유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5-2016시즌. 당시 맨유를 이끌던 루이 반 할 감독은 유스 출신인 린가드를 자주 기용했다. 해당 시즌 그는 공식전 40경기(선발 32경기)에 출전, 6골 4도움을 올렸다.
2016-2017시즌 린가드는 새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 지휘 아래서도 핵심으로 활약했다.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성실한 전방 압박-수비가담 능력으로 주전 입지를 유지했다.
그는 당시 포지션 경쟁자였던 후안 마타, 헨릭 미키타리안에 비해 기술적인 능력이 부족했지만, 자신만의 강점으로 해당 시즌에도 공식전 42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린가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9-2020시즌이다. 당시 맨유 사령탑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를 다른 감독과 마찬가지로 종종 기용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플레이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영입했고 포지션 경쟁자 린가드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갔다.
결국 그는 20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를 떠났다.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 6개월간의 짧은 임대였지만,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고 리그 16경기에 나서 9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웨스트햄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행을 지휘했다.
자신감을 찾은 린가드는 임대 종료 후 맨유로 복귀했으나 이번에도 솔샤르 감독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택했다. 결국 그는 2022년 7월 자라고 성장한 맨유를 떠나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린가드의 하향 곡선은 이어졌다. 팀 내 최고 급여 수령자로 이름 올렸지만, 경기장 안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23년 6월 노팅엄에서 방출해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린가드는 지난해 8월 중 미국 MLS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엔 웨스트햄 이적설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의 알 에티파크에서 훈련한다는 발표와 함께 이적도 성사되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뒤이어 FC 바르셀로나, 에버튼 등과 연결되던 그의 차기 행선지는 맨유 이적시장에 정통한 사이먼 스톤 기자의 보도처럼 FC 서울이었다.
지난 2일 OSEN과 전화 통화를 진행한 서울 관계자는 "린가드와 접촉 중인 것이 맞다"라며 이 사실을 인정했고 "극비리에 서울 측 관계자가 맨체스터에서 린가드의 상태를 확인했다. 린가드 측 관계자 역시 서울에서 환경을 확인한 것이 맞다. 조만간 입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5일 OSEN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린가드 이적 관계자를 만났다. 린가드와 이번 이적에 관해 묻자 해당 관계자는 "오래 준비한 이적이다"라며 "(린가드는) 생각보다 순수한 선수다"라며 린가드가 '악동' 이미지는 아닌, 단순히 순수한 '개구쟁이'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목적이 아닌 오직 축구를 위해 내린 선택"이라며 린가드가 축구 하나만 보고 FC 서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린가드는 한국 땅을 밟았다. 피곤한 얼굴로 게이트에 등장한 린가드는 이내 자신을 보기 위해 공항으로 모여든 수많은 팬들과 마주한 뒤 밝은 미소를 띠었다.
이후 팬들의 사진 요청, 사인 요청에 응하는 등 팬서비스를 보여준 린가드는 짧은 시간 팬들과 교감한 뒤 빠르게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한 팬은 그에게 단소를 건네줬고 린가드는 이를 받아들고 차량에 몸을 올렸다.
린가드에게 단소를 선물한 이유는 그가 '피리 세리모니'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린가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득점 후 피리를 부는듯한 세리모리를 펼치곤 했다.
더 선은 "그는 한 팬으로부터 '긴 피리'를 건네받았다. 이는 그의 피리 세리모니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모든 게 계획대로 마무리된다면 그는 즉시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다. FC 서울은 K리그 통산 6회 우승팀으로서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차례 결승에 올랐다"라고 알렸다.
이어 매체는 "FC 서울에는 스완지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전 선수인 기성용이 있다"라며 기성용과 린가드의 만남을 조명하기도 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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