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6일!] 뮌헨공항 이륙하자마자… 주축선수 잃은 명문구단의 비극
당시 맨유는 유고슬라비아 클럽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유러피안컵 토너먼트 원정 경기를 3-3 동점으로 마치고 맨체스터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총 44명을 태운 비행기는 재급유를 위해 뮌헨에 도착했다.
급유를 마친 비행기는 이륙을 두번 시도했으나 모두 엔진 결함으로 실패했다. 세번째 시도 만에 이륙에 성공해 천천히 하늘로 향하던 비행기는 얼마 안 가 급격히 흔들리더니 땅으로 추락했다. 비행기는 그대로 주인 없는 민가를 들이받았고 동시에 기름이 가득 채워진 트럭과 충돌했다.
트럭이 폭발하면서 비행기도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21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나머지 2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그중 2명은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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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드워즈는 팀 창단 이래 최고의 재능이라고 평가받으며 많은 이의 기대를 모았던 특급 유망주였다. 만 18세에 잉글랜드 대표로 선발돼 최연소 기록을 수립했고 21세엔 개인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매트 버스비 감독 지휘 아래 유럽 축구의 강호로서 승승장구하던 맨유는 사고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해 후보와 유소년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 시즌을 마쳤으며 사고 이후 단 1경기만을 승리했다. 일각에서는 팀이 해체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맨유는 사고에서 살아남은 버스비 감독과 함께 약 10년에 걸친 '팀 재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참사로부터 7년이 지난 1965년. 맨유는 보비 찰튼, 데니스 로, 조지 베스트 등 '버스비의 아이들'을 앞세워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참사 7년만, 구단 통산 6번째 리그 우승이자 기나긴 암흑기의 끝을 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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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공항 당국은 공항 활주로의 녹은 눈 때문에 항공기가 이륙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내지 못해 사고가 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나온 공식적인 발표였다.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가 잉글랜드 축구협회로도 향했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리그 우승팀에게 유로피언컵 출전 기회를 제한했다. 자국 리그 중심주의에 따른 조치였지만 맨유는 세계 무대에서 겨뤄야 한다는 버스비 감독의 철칙에 따라 참가를 결정했다.
협회의 결정에 반기를 든 셈이어서 맨유는 일정상 큰 피해를 감수했다. 주말 자국 리그 경기를 치른 직후 주중에 있는 유러피언컵 원정길에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 당시만 해도 항공 여행은 매우 위험했지만 촉박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선 비행기 탑승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결과적으로 경기 일정에 대한 협회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사건의 발단이 됐고 협회는 많은 맨유 팬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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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6일이면 맨유 선수들과 팬들은 뮌헨 참사를 추모하는 추도식을 연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C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를 위해 뮌헨을 찾은 선수단은 경기 다음 날 뮌헨 참사 추모관으로 이동해 추모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스티브 맥클라렌 수석코치를 필두로 선수단 대표인 브루노 페르난데스, 라스무스 호일룬 등은 헌화식에 참여했다. 1군 선수단뿐 아니라 19세 이하 팀 등 유소년 선수들도 같은 장소를 방문해 선배들을 추모했다.
최재혁 기자 choijaehye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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