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축복받은 사람” 돌아온 도슨이 키움에 감사한 이유 [MK인터뷰]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4. 2. 6.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드래프트 2라운드에 이름이 불렸다. 한때는 그도 빅리그에서 오래 뛰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빅리그에서 그의 자리는 좁았다.

2023년에는 독립리그까지 밀려났다. 메이저리그가 마이너리그 선수단 규모를 축소한 이후 독립리그에는 좋은 선수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다시 계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선택받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

로니 도슨(28)도 그런 선수중 한 명이었다. “키움에서 나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아마 은퇴하고 코치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운좋게 선택을 받아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도슨은 키움에 오기전 은퇴까지 생각했었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키움히어로즈 스프링캠프 훈련장인 솔트 리버 필드에서 만난 도슨(28)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를 뽑아준 키움에게 감사하고, 뽑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독립리그에도 감사하다.”

그렇게 키움 선수로서 두 번째 해를 맞이한 그는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축복’이라 표현했다.

지난 시즌 도중 키움에 합류한 그는 57경기에서 타율 0.336 장타율 0.399 장타율 0.454 3홈런 2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다시 키움과 재계약하게됐다.

오프시즌 기간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맛있는 한식당을 찾았다며 흡족해 한 그는 “모두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이 동료들은 내 친구들이다. 모두 그리웠다”며 키움에 다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2022년에 태어난 아들이 있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뛴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자주 가족들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도슨은 지난 시즌 도중 키움에 합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MK스포츠 DB
KBO리그는 그런 아쉬움을 감수하고 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특히 분위기가 정말 좋다. 홈, 원정 관중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이 있다. 여기에 동료들도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줬다. 외국에서 혼자 뛴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동료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줬다”며 한국에서 받은 인상을 전했다.

한국 생활은 서서히 적응중이다. ‘감독님’ ‘코치님’ ‘좋아’ ‘끝’ ‘동서남북’ 등 한국어를 듣는 대로 배우고 있지만, 이름은 여전히 발음이 어렵다.

잠시 이름을 떠올리며 머리를 싸매던 그는 가장 친한 동료들로 “(이)주형 (박)수종 (주)성원”을 꼽았다. “이 젊은 친구들은 매일같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매일 더 좋은 선수가 되고싶어하고, 이런 모습은 나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들고 있다.”

키움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졌고, 이번 시즌도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팀의 에이스 안우진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간판 타자 이정후는 미국으로 떠났다. 외인 선수에게 많은 것을 기대는 리그 특성상 도슨에게도 이런 상황은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그는 “정후가 했던 일을 내가 할 수는 없다. 그는 특별한 선수”라며 솔직하게 생각을 전했다.“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최대한 가장 좋은 버전의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타격은 만국 공통이라고 믿는다”며 빅리그 활약을 기대했다. “KBO에서 칠 수 있다면, 거기(메이저리그)에서도 뛸 수 있다. 적응 기간에 달렸다. 그곳은 공이 더 빠르니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적응하고 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도슨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평소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만약 내가 야구를 안했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K팝 스타가 됐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춤과 야구는 리듬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집에서 혼자 있을 때도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을 타곤한다”며 춤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도슨은 한국에서 보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미국에서 뛰던 시절에도 흥이 넘치는 성격이었지만, 약간 이를 억누르고 살아야 했다고. “미국에서는 ‘야구를 존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나는 여전히 야구를 존중하고 열심히 뛰지만, 내 개성은 흥이 넘치는 것이었다. 자라오면서 풋볼을 했고, 풋볼 선수들은 흥이 넘친다. 그러나 야구에서는 계속해서 ‘집중해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렇게 가르쳤다.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중할 필요는 있지만, 동시에 내 자신의 모습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억눌림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네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기에 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이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는 그는 “팀에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지만, 결정적인 기회에서 팀에 기여하며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그래서 상대가 피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되고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마이너리그나 대학 시절에 우승을 경험했지만, 이곳에서 더 큰 무대에 올라 우승까지 경험하고싶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지며 다들 쓴맛을 봤고, 배고픔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챔피언십 멘탈리티’라고 생각한다. 역경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밀고 나가며 상황을 반전시키고 한 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시즌 최하위의 굴욕을 만회하고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스코츠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