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축복받은 사람” 돌아온 도슨이 키움에 감사한 이유 [MK인터뷰]
드래프트 2라운드에 이름이 불렸다. 한때는 그도 빅리그에서 오래 뛰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빅리그에서 그의 자리는 좁았다.
2023년에는 독립리그까지 밀려났다. 메이저리그가 마이너리그 선수단 규모를 축소한 이후 독립리그에는 좋은 선수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다시 계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선택받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
로니 도슨(28)도 그런 선수중 한 명이었다. “키움에서 나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아마 은퇴하고 코치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운좋게 선택을 받아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키움 선수로서 두 번째 해를 맞이한 그는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축복’이라 표현했다.
지난 시즌 도중 키움에 합류한 그는 57경기에서 타율 0.336 장타율 0.399 장타율 0.454 3홈런 2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다시 키움과 재계약하게됐다.
오프시즌 기간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맛있는 한식당을 찾았다며 흡족해 한 그는 “모두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이 동료들은 내 친구들이다. 모두 그리웠다”며 키움에 다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2022년에 태어난 아들이 있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뛴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자주 가족들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한국 생활은 서서히 적응중이다. ‘감독님’ ‘코치님’ ‘좋아’ ‘끝’ ‘동서남북’ 등 한국어를 듣는 대로 배우고 있지만, 이름은 여전히 발음이 어렵다.
잠시 이름을 떠올리며 머리를 싸매던 그는 가장 친한 동료들로 “(이)주형 (박)수종 (주)성원”을 꼽았다. “이 젊은 친구들은 매일같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매일 더 좋은 선수가 되고싶어하고, 이런 모습은 나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들고 있다.”
키움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졌고, 이번 시즌도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팀의 에이스 안우진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간판 타자 이정후는 미국으로 떠났다. 외인 선수에게 많은 것을 기대는 리그 특성상 도슨에게도 이런 상황은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그는 “정후가 했던 일을 내가 할 수는 없다. 그는 특별한 선수”라며 솔직하게 생각을 전했다.“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최대한 가장 좋은 버전의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타격은 만국 공통이라고 믿는다”며 빅리그 활약을 기대했다. “KBO에서 칠 수 있다면, 거기(메이저리그)에서도 뛸 수 있다. 적응 기간에 달렸다. 그곳은 공이 더 빠르니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적응하고 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도슨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평소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만약 내가 야구를 안했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K팝 스타가 됐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춤과 야구는 리듬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집에서 혼자 있을 때도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을 타곤한다”며 춤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 억눌림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네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기에 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이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는 그는 “팀에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지만, 결정적인 기회에서 팀에 기여하며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그래서 상대가 피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되고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마이너리그나 대학 시절에 우승을 경험했지만, 이곳에서 더 큰 무대에 올라 우승까지 경험하고싶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지며 다들 쓴맛을 봤고, 배고픔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챔피언십 멘탈리티’라고 생각한다. 역경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밀고 나가며 상황을 반전시키고 한 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시즌 최하위의 굴욕을 만회하고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스코츠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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