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금융기관, 고객 외면 등 그릇된 결정 시 시장 퇴출도 불사”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열린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금감원 중점 감독 추진 방향을 ‘공정한 금융’으로 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 4대 추진전략으로 △확고한 금융안정 △따듯한 민생금융 △든든한 금융신뢰 △역동적인 미래성장을 정하고 12대 핵심과제도 선정했다.
이 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금융회사는 눈앞 이익에만 급급한 단기 실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한 채 단기적 이익은 사유화하고 뒤따를 위험을 소비자 등 사회에 전가하는 행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점적 체제에 안주해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한 차익을 향유하거나 금융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몫을 가로채는 행위도 엄정 차단하겠다”고 금융권에 경고했다. 또 주가 조작, 보험 사기, 불법 추심 등 민생금융범죄에 대한 일벌백계 방침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도 “지금은 시장적 방법으로 부동산PF 부실을 정상화해야 할 적기”라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강한 저항이 있더라도 뚫고 나가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 PF 부실사업장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원장은 “상반기 중 태영건설급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유동성 이슈가 눈에 보이는 정도로 있는 것은 없다”고도 해 유동성 문제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와 관련, 금감원은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을 지키되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 및 합당한 피해 구제가 가능하도록 배상 기준 마련 등 신속한 분쟁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개인 MMF 설정액은 15조8285억원이었다. 2022년 11월8일(15조8790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의 최대치다. 개인 MMF 설정액은 지난달 31일 15조8211억원, 1일 15조7995억원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인 MMF 설정액도 지난해 7월 150조원대에서 점차 상승해 올해 18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MMF는 기업어음(CP)이나 단기 채권 등 초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환매가 쉬워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매수 전 넣는 대기성 자금 성격을 띈다. MMF 증가는 다분히 미국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갈길을 잃은 투자자 눈길이 MMF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MMF 총자산이 6조달러(약 7991조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 25∼31일에만 417억달러(약 55조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단기 금융상품을 활용해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CD 91일물의 하루치 금리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순자산총액(AUM)은 국내 ETF 처음으로 7조원을 넘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년물 CD금리를 추종하는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도 6일 출시한다.
CD 91일물에 복리로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는 출시 8개월 만인 1일 순자산 7조원을 돌파했다. 법인형 MMF에 준하는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KB자산운용의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도 올해 개인 순매수 150억원을 돌파했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 상장한 파킹형 ETF 10종의 순자산은 25조4460억원으로 6개월 전 대비 14조1386억원이 늘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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