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받치던 조기금리 인하론 ‘흔들’···S&P500, 0.32%↓[데일리국제금융시장]
파월 “3월 인하 가능성 낮아” 재확인에
굴스비·카시카리도 “추가 데이터 필요”
美 10년 물 금리 13.3bp 급등
메타, 차익실현 매물에 3.3%↓
연말연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조기 금리 인하론이 흔들리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3월 금리인하 확률이 10%대로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74.30포인트(-0.71%) 하락한 3만8380.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5.80포인트(-0.32%) 내린 4942.8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28포인트(-0.2%) 떨어진 1만5597.68에 장을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날 저녁 미국 CBS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이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하 폭이 작고 속도도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3월 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놓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JP모건애셋매치니먼트의 아시아채권담당 조나단 리앙은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있는지가 제롬 파월 의장이 생각했던 부분일 것”이라며 “연준이 6월부터 25bp(1bp=0.01%포인트) 씩 4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며, 만약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융 시장이 긴축돼 미국 경제가 약화되면 인하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연준 관계자들은 매파, 비둘기파 가릴 것 없이 공통적으로 인하 전까지 더 많은 데이터를 봐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평가 받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7개월 인플레이션 추세는 연준의 목표에 부합하거나 심지어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이에 만약 계속 이런 데이터를 받는다면 금리 정상화하는 경로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현재 통화 정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만큼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이는 과잉긴축 리스크가 덜하기 떄문에 금리 인하 전에 경제 지표를 좀 더 살필 시간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16.5%다. 일주일전 47.2%에서 하락했다.
경제 지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호조 신호를 보였다. 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부문 지수는 53.4로 전월 50.6에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2.0을 상회했다. 스미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콜 스미드 최고경영자(CEO)는 “일자리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연준이 금리를 올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미국 주식시장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호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해지펀드인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튜더 존스는 “예산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에 이르고, 소비는 미친듯이(like crazy) 이뤄지고 있다”며 “경제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면서 엄청난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에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13.3bp오른 4.163%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10.2bp 오른 4.470%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건설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의 주가가 2.0% 상승했다. 캐터필러는 이날 4분기 매출이 171억 달러에 주당순이익(EPS) 5.23달러라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매출 166억 달러와 EPS 3.86달러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월가의 매출과 EPS 전망치 171억달러, 4.76달러와 비교해 수익률이 더 높았다.
메타는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3.28%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분야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4.77% 올랐다. 보잉은 아직 고객사에 인도하기 전인 737맥스 기체에서 구멍을 잘못 뚫은 결함이 발견돼 50여대를 재작업한다고 밝혔다. 주가는 1.31% 하락했다.
가상자산은 큰 변동없이 혼조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8% 내린 4만238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0.1% 상승한 2289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0센트(0.69%) 오른 배럴당 7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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