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한 번 가봐야 되지 않겠습니까?"…'110순위' 루키가 만든 드라마, 이번 시즌은 PS편 만들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기장 김건호 기자] "가을야구는 한 번 쯤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안고를 졸업한 강건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 전체 110순위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2023 드래프트의 문을 닫은 선수가 강건이다.
2023시즌이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강건의 존재감은 없었다. 하지만 육성 선수로 입단해 퓨처스리그에서 34경기 1승 1패 2홀드 42⅓이닝 평균자책점 5.10이라는 성적을 남긴 뒤 시즌 막판 1군 등판 기회를 잡게 됐다.
지난해 10월 3일 등록 선수로 전환된 강건은 1군 엔트리에 콜업됐고 이튿날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다. 첫 경기부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내며 강력한 인상을 심었다.
강건은 이후 3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7일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서는 3이닝 동안 실점 없이 1피안타 3탈삼진으로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4경기 1세이브 6⅔이닝 8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한 강건은 1군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며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일 취재진을 만난 강건은 "몸을 잘 만들어서 자신감이 있다. 두 달 동안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운동에 나가면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힘을 보강했다. 신체적으로 유연성이나 몸의 스피드, 파워도 많이 부족했다. 보강할 수 있는 운동을 배웠다"고 밝혔다.
강건 역시 지난 시즌에 데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꿈 같은 기회가 찾아왔고 그 기회를 잡았다. 이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는 "믿기지 않았다. 솔직히 그 이후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비시즌 운동 준비를 잘했다. 올해는 1군에서 많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커브가 가장 큰 장점이다. 그것을 이용해서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건의 등번호는 99번이다. 등록 선수가 달 수 있는 마지막 번호가 99번이다. 또한 류현진의 등번호이기 때문에 한국 야구계에서는 상징성이 있는 번호다. 강건은 "99번이 남아 있길래 큰 상관 없이 받았다. 그래도 상징적이라고 하더라. 사람들이 '마지막에 들어갔으니까'라고 한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시즌 막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강건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규정 때문이다. 7월 31일에 그 구단에 등록된 선수만이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다. 강건은 10월 3일 등록 선수가 됐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없었다.
강건은 포스트시즌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가을야구 무대는 한 번쯤 가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작년 올스타 브레이크 때 생각했던 것처럼만 꾸준히 한다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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