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를 우승팀으로' 명장의 탄생은 이유가 있었다...그 비하인드 [캠프 스토리]

김용 2024. 2. 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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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는 2015년 1군에 처음 진입한 후 가시밭길을 걸었다.

장성우는 "솔직히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재윤이도 잘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누가 봐도 구위는 박영현이 훨씬 좋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팀을 위해 해온 것도 있고, FA를 앞둔 시즌에 보직을 바꾸는 것도 아니지 않나. 구위 좋다고 마무리 김재윤 대신 박영현을 마무리로 썼다면 이건 두 선수 보직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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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강철 감독이 왜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지 보여준 비하인드 스토리는...

KT 위즈는 2015년 1군에 처음 진입한 후 가시밭길을 걸었다. 첫 시즌부터 3년 연속 꼴찌. 2018 시즌에 겨우 한 계단 뛰어오른 9위였다. 그리고 2019 시즌 6위로 성적이 껑충 뛰어오르더니, 2020 시즌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함하며 3위로 마쳤고 2021 시즌에는 대망의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감독 조범현, 2대 감독 김진욱 두 지도자가 부족해서 성적이 안났단 건 절대 아니다. 사실 창단팀, 신인급 선수 위주의 팀으로 성적을 내는 자체가 기적이다. 기본기에 엄격한 조 감독이 성적과 관계 없이 선수들의 성장 기반을 잘 닦아놨고, 자율야구의 김 감독이 기회를 주며 선수들이 성장했다. 그리고 '덕장' 이강철 감독이 그 선수들의 꽃을 피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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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잠재력이 터질 팀을 이 감독이 맡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그 선수들의 능력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성과를 일궈낸 게 이 감독의 업적이다. 배정대, 조용호 등을 새로운 주전으로 키워냈고 톱니바퀴같은 투수 운영으로 KT를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

이 감독에 '애정'하는 포수 장성우가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KT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동의 마무리 김재윤을 잃었다. 4년 58억원이라는 공격적 베팅을 한 삼성 라이온즈가 FA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KT가 김재윤을 떠나보낼 수 있었던 데는 박영현이라는 젊은 마무리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마무리 보직에 대한 대책이 안서는 상황이라면,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춘 KT가 김재윤 경쟁에서 끝까지 참전하지 않았을까.

부산 기장 캠프에서 만난 장성우는 "재윤이가 수원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이사 온 지 두 달만에 집을 내놨더라"고 얘기했다. 항간에는 김재윤이 일찌감치 FA가 됐을 때 특정 팀으로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났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아파트 계약을 보면 그건 사실이 아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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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의 삼성행이 결정된 후 두 사람은 우연히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났다고 한다. 장성우는 "커피 한 잔 하며 얘기를 나눴다. 나도 2015년 트레이드로 처음 KT에 왔는데, 재윤이도 그 때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 전향하고 처음 나를 만났다. 그 때부터 쭉 우리 두 사람이 호흡을 맞췄다. 재윤이가 고맙다고 하더라. 나도 재윤이가 잘되서 떠나 좋았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 장성우는 "솔직히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재윤이도 잘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누가 봐도 구위는 박영현이 훨씬 좋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팀을 위해 해온 것도 있고, FA를 앞둔 시즌에 보직을 바꾸는 것도 아니지 않나. 구위 좋다고 마무리 김재윤 대신 박영현을 마무리로 썼다면 이건 두 선수 보직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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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독님은 재윤이를 끝까지 믿으셨다. 이게 우리 감독님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팀은 감독님을 향한 선수들의 마음이 좋은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야구를 하며 많은 감독님들을 만났는데, 선수들이 감독님을 존경하지 않으면, 그 팀은 항상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이 감독은 새 시즌 박영현을 새 마무리로 낙점했다.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당차게 인터뷰하는 박영현을 지나치며 "너 마무리 아니야"라고 농담을 하지만, 취재진을 만나서는 "영현이만한 투수가 또 없다"며 흐뭇해했다. 과연 이 감독이 그 믿음으로 김재윤에 버금가는 새 마무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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