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기업이 코인 '올인원' 솔루션 만드는 이유

편지수 2024. 2. 6.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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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 장경필 쟁글 쟁글ERP팀장 인터뷰
라이브워치, 유통량 이어 해킹도 인지해 대응
엄격해진 회계기준·공시의무…'쟁글 ERP' 주목
장경필 쟁글 쟁글ERP팀장이 서울 강남구 쟁글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 중 하나는 '유통량'이다. 유통량이 당초 제출했던 계획과 달라질 경우 프로젝트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기도 한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의 경우 유통량은 가상자산의 가격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적용된 가상자산 회계지침에서 유통량을 주석공시에 기재하도록 하면서, 정확한 유통량 관리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쟁글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둔 '쟁글 ERP(전사적지원관리)'에서 실시간 온체인데이터 추적을 통해 유통량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거래내역이 매출인지, 비용인지, 급여인지 종류에 따라 분류하고 공정가치를 환산해 손쉽게 회계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거쳐 쟁글의 가상자산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쟁글ERP 출시를 준비 중인 장경필 쟁글ERP팀장을 서울 강남구 쟁글 사옥에서 만났다.

해킹·내부통제까지 잡는 '라이브워치'

쟁글은 쟁글ERP를 출시하기 전 먼저 온체인데이터를 추적하는 유통량 모니터링 솔루션 '라이브워치'를 출시했다. 재단이 설정한 지갑주소를 등록하면 대시보드를 통해 유통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프로젝트가 공시한 유통계획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라이브워치는 가상자산 탈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로 탐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만일 해킹이나 내부통제 실패로 미유통 물량이 시중에 풀리더라도 라이브워치를 통해 즉시 문제를 인지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경필 쟁글ERP 팀장은 "현재 유통량이 계획과 크게 달라지게 되면, 곧 초과발행되거나 미유통물량이 시중에 풀리면 즉시 알람이 울린다"면서 "앞으로는 자동으로 변동사항을 공시해 알리는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법적으로 가상자산의 유통량에 대해 정확한 정의가 내려진 바는 없다. '락업(매도제한)'된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겼다면 유통량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쟁글은 재단이 완벽하게, 100% 통제할 수 있는 물량에 대해서만 '미유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통량의 기준을 두고 다투다가 갈등이 발생할 여지를 차단한 셈이다.

장 팀장은 선도적으로 투자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이 앞으로 더 라이브워치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팀장은 "처음 공시를 시작했을 때 굳이 필요하느냐는 반응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업계 표준이 됐다"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선도적으로 시도한 재단이 있었고,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올해는 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개 지갑 거래내역, 한눈에 본다

쟁글ERP는 회계처리를 돕는 파이낸스와 유통량을 관리하는 토크노믹스, 타 프로젝트와 비교할 수 있는 성과지표 관리로 이뤄져 있다. 쟁글ERP는 온체인데이터를 추적해 유통량을 관리하는 기능이 라이브워치와 거의 비슷하지만 목적이 다르다. 내부적으로 유통량을 관리해 리스크를 줄이고, 수많은 시간이 걸리는 회계처리를 돕는다. 

쟁글은 많은 기업이 온체인 데이터를 오류 없이 처리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백개에 달하는 지갑을 일일이 익스플로러에서 스캔하고, 엑셀에 수기로 유통량을 적다보면 '휴먼 에러(사람의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장 팀장은 "트랜잭션(거래)이 늘어날수록 정확하게 데이터를 파악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쟁글 ERP는 트랜잭션 데이터를 각 기업의 회계 기준에 따라 매출인지, 선수수익인지, 비용인지 분류한다. 포털사이트 코인마켓캡을 참고해 가상자산의 공정가치를 즉시 평가하고 데이터를 추출한다. 금융당국에서는 가상자산의 공정가치를 평가할 때 활성시장이나 포털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회계 담당자가 거래 데이터를 모두 라벨링(전처리)할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한 기업이 오픈씨로부터 수수료를 계속 받아들이게 된다면, 특정 지갑으로 꾸준히 거래가 발생한다. 쟁글 ERP는 설정에 따라 이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서 정리하고 결국 NFT 발행에 따른 로열티가 얼마나 되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올인원 솔루션으로 글로벌 공략"

장 팀장은 쟁글ERP를 활용할 경우 가상자산 발행·보유 기업의 업무량과 시간이 각각 70%, 80% 감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베타 버전으로 쟁글 ERP를 출시한 이후 실제로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사전신청을 통해 베타 버전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현재 국내외 60여개 기업에 달한다.

쟁글은 쟁글ERP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가상자산의 회계처리를 돕기 위한 서비스는 일부 나오고 있지만, 온체인데이터 추적을 통해 유통량 관리까지 돕는 솔루션은 쟁글ERP가 처음이다. 

장 팀장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블록체인 사업에 필요한 모든 업무가 해결되는 솔루션"이라고 답했다. 가상자산 공시 서비스나 페이먼트(결제)에 필요한 지갑을 연동하는 등, 전 영역에서 서비스 라인업을 갖춰야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장 팀장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상장사를 비롯한 엔터프라이즈 기업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다보니 ERP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웹3.0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프로젝트라면 무조건 우리 서비스가 도움이 될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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