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캡틴’ 완델손 “주장이 무조건 주전은 아니다, 누가봐도 주전인 것처럼”[현장인터뷰]

[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 기자] “선수 생활 중 주장은 처음, 포항은 한명보다 가족처럼 함께하는 팀.”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완델손(35)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주장’이 됐다. 박태하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포항은 완델손을 주장으로, 한찬희와 허용준을 부주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박 감독은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인성을 가졌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베테랑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완델손은 충분히 포항에서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들은 물론 국내 선수들과 관계도 원활하다”고 말했다.

완델손은 5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참석해 “(처음으로 외국인으로서 주장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지만 혼자는 아니다. 베테랑도 있고 부주장도 도움을 준다”며 “모범이 되는 주장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브라질에서도 한국에서도 주장을 맡는 게 처음이다. 소통에 어려움은 있지만 포항은 한 명보다 가족처럼 함께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완델손은 지난시즌 왼쪽 측면 수비수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다, 우측 아래턱뼈 골절로 시즌 아웃됐다. 포항의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경기장이 아닌 관중석에서 바라봤다. 아쉬움을 딛고 다시 새 시즌을 맞는다. 그는 1989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완델손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고, 아직 보여줄 게 남아 있다. 다치긴 했지만 앞으로도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장이니까 무조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건 없다. 누가 봐도 주전인 것처럼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완델손은 전임 김기동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김 감독과 함께하며 2019시즌 베스트11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포항을 떠나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 김 감독과 이제는 ‘적’으로 만나야 한다. 완델손은 “김 감독이 (포항을) 많이 알고 있지만, 새로운 포항의 전술을 모른다. 재밌게 경기를 할 것이고, 서울이라서 또 김 감독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팀을 상대하는 것처럼)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더욱이 포항은 다른 팀들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한다. 오는 14일 전북 현대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1차전을 치른다. 원정 경기다. 리그 개막전이 3월1일에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르다. 완델손은 “승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대가 많이 된다”라며 “전북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전북전에 새 감독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