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딥페이크”… 홍콩서 341억 피싱 당해 [뉴스 투데이]

이우중 2024. 2. 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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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한때 세계 금융의 중심지였다.

1997년 중국 반환 뒤 주요 글로벌 금융 그룹이 홍콩에서 이탈하고 전문인력까지 영국 등으로 대거 이민을 떠나면서 현재는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홍콩에서 한 금융사 직원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인 '딥페이크'에 속아 단번에 2억홍콩달러(약 341억원)를 송금하는 황당한 사기를 당해 세간의 우려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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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CFO 얼굴로 화상 회의까지
글로벌 금융사 직원 의심없이 송금
최근 관련 사기 20여건… 각국 비상

홍콩은 한때 세계 금융의 중심지였다. 1997년 중국 반환 뒤 주요 글로벌 금융 그룹이 홍콩에서 이탈하고 전문인력까지 영국 등으로 대거 이민을 떠나면서 현재는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홍콩에서 한 금융사 직원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인 ‘딥페이크’에 속아 단번에 2억홍콩달러(약 341억원)를 송금하는 황당한 사기를 당해 세간의 우려를 낳았다. 홍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도 큰 문제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한 글로벌 금융사의 홍콩 지부에서 일하던 이 직원은 영국에 있는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부터 거액의 돈을 비밀리에 거래할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다. 수상한 요구에 처음에는 피싱 메일이라고 의심했던 이 직원은 이후 회사 동료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한 화상회의에서도 같은 지시를 받자 의심을 거두고 2억홍콩달러를 송금했다.
사진=gettyimagesbank 제공
모든 과정이 사기였다는 사실은 이 직원이 나중에 회사 본사에 확인한 뒤에야 밝혀졌다.

사기꾼 일당은 CFO뿐 아니라 화상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직원의 얼굴을 딥페이크로 재현해 피해 직원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경찰 당국자는 “여러 명이 참석한 화상회의에서 이 직원이 봤던 모든 사람은 가짜였다”고 설명했다. 회사와 직원들의 이름,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홍콩에서 딥페이크 사기꾼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분실 신분증 8개를 도용해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로 은행 대출 90건을 받고 계좌 54개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최근 적발된 딥페이크를 악용한 사기 행각이 최소 20건에 달한다고 홍콩 경찰은 밝혔다.

이처럼 딥페이크 기술이 금융 사기를 비롯해 선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분야에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 사진이 합성된 음란 이미지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해 팬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당원들에게 경선 투표 거부를 독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가짜 목소리 전화가 확산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도 틱톡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 등의 SNS를 통해 딥페이크를 사용한 허위 정보가 쏟아진 바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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