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윌로우 효과’… 흥국생명, 흥이 난다

남정훈 2024. 2.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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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여자부 판도는 흥국생명이 '절대 1강'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리그 개막 이후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11승1패를 거두며 시즌 전 전망대로 독주하는 듯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자마자 윌로우는 왼손잡이 특유의 깊은 각을 앞세운 예리한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윌로우 영입을 통해 반전을 꾀한 흥국생명이 과연 역전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맺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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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브레이크 옐레나와 교체
두 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 선봉에
선두 현대건설에 승점 차 6 ‘바짝’
맞대결 두 번 남아… 역전 가능성

2023~2024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여자부 판도는 흥국생명이 ‘절대 1강’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도로공사는 박정아, 정대영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한 데다 우승권 전력팀들도 뚜렷한 보강이 없었다. 반면 흥국생명은 FA 자격을 얻은 ‘배구여제’ 김연경을 잔류시킨 데다 미들 블로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연경의 절친인 김수지를 FA로 영입했다. 덕분에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리그 개막 이후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11승1패를 거두며 시즌 전 전망대로 독주하는 듯했다. 그러나 3라운드 3승3패, 4라운드 4승2패로 다소 주춤하는 사이 현대건설이 3, 4라운드를 모두 5승1패로 마치면서 두 팀의 자리는 뒤바뀌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땐 현대건설이 승점 58(19승5패), 흥국생명이 승점 50(18승6패)으로 격차가 꽤 벌어졌다. 흥국생명의 역전은 쉽지 않아 보였다.
흥국생명의 새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이 지난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GS칼텍스와 5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몸을 풀면서 미소 짓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에 흥국생명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승부수를 던졌다. 두 시즌째 흥국생명에서 뛰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퇴출시킨 것. 옐레나가 3라운드부터 공격 효율도 떨어진 데다 코트 위에서의 태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외국인 선수 교체를 택했다.

옐레나 대신 데려온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좌완투수 랜디 존슨의 딸로 유명한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다. 아버지를 닮아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윌로우는 2022~2023시즌과 올 시즌을 앞두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아버지의 유명세 덕분에 화젯거리를 모으긴 했지만, 기량 자체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2년 연속 7개팀의 선택을 받는 데는 실패했던 선수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자마자 윌로우는 왼손잡이 특유의 깊은 각을 앞세운 예리한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V리그에 첫선을 보인 지난달 30일 도로공사전에서 17점(공격 성공률 44.44%)을 올린 윌로우는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도 공격 성공률 45.95%로 19점을 뽑아냈다. 두 경기 모두 흥국생명은 3-0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김연경에 쏠린 공격 부담을 윌로우가 덜어주면서 팀 공격 전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선두 현대건설은 지난 4일 정관장과의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승점 62, 20승6패)과 흥국생명(승점 56, 20승6패)의 승점 차는 6으로 줄어들었다. 두 팀은 아직 5, 6라운드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흥국생명에겐 아직 역전의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 윌로우 영입을 통해 반전을 꾀한 흥국생명이 과연 역전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맺음할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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