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드스쿨” 롯데 QS 특급 윌커슨, 중요한 건 이기겠단 마인드잖아요? [MK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2. 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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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QS 특급 외인 투수 애런 윌커슨은 그 자신을 ‘올드스쿨’로 표현했다.

전통적인 야구의 방식, 특히 야구의 본질 그것에 더 집중하는 선수란 설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를 향한 열정이 윌커슨에겐 가장 큰 지고의 가치로 보였다.

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왔을까. 지난해 윌커슨은 후반기에 합류해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정확히는 리그 에이스급 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윌커슨은 13경기서 7승 2패 평균자책 2.2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13경기 가운데 무려 11경기가 QS였을 정도로 특급 투수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올해는 시즌 시작과 동시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게 롯데 입장에선 믿음직스러운 부분이다. 윌커슨은 1일부터 진행된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1일과 3일 두 차례의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만난 윌커슨은 3일 진행한 2번째 불펜 투구에 대해 윌커슨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더 던지고 나서 조금 욱신거렸던 부분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게 좋은 위치에서 (공이) 나왔기 때문에 그런거라 그만큼 지금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만족감을 보였다.

불펜 투구를 지켜본 주형광 투수 코치 또한 “윌커슨이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아직 전력으로 던지지 않고 있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 등이 상당히 좋아 보인다”며 올해부터 함께 호흡하게 될 윌커슨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떤 오프시즌을 보내고 괌에 합류하게 됐을까. 윌커슨은 “일단 육아에 애썼다. 애들을 많이 따라 다니느라고 힘들었다”며 웃은 이후 “그렇지만 이렇게 가끔은 운동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놀아 주고 케어하는 것이 아빠로서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육아에 치중했다”고 설명했다.

4명 자녀들의 다둥이 아빠이기도 한 윌커슨은 지난 시즌 보지 못했던 환하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또 다른 의미에서 ‘뜨거웠던 겨울’을 설명했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팀의 다른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동병상련의 감정도 느낀다. 반즈는 지난 1월 아내 시드니 반즈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들을 출산해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2월 말 곧바로 한국에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윌커슨은 “찰리도 이제 아이를 잘 키워야하는 입장이 있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를 잘 케어하고 부산에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둘째도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

롯데에서의 첫 시즌에 대해 윌커슨도 만족감을 전했다. 윌커슨은 “시작이 굉장히 좋았다. 올해도 다시 시작하니까 계속 작년의 바톤을 이어가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또 우리 많은 선수들이 뒤에서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만큼은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또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3경기 가운데 11경기가 QS 투구(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였을 정도로 발군의 안정감을 보여준 비결은 뭐였을까. 윌커슨은 “투수로서 주도권을 갖고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상대 타자를 분석한 이후 또 상대에 맞춰서 던졌고, 그 결과로 오히려 상대 타자가 나한테 끌려올 수 있도록 그런 방식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윌커슨은 “내가 주도권을 가져왔기 때문에 그런 좋은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그래서 꾸준히 내가 (투구 상황에서) 주도권을 갖고 쭉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윌커슨은 국내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피치 클락’ 등이 없는 한국이 오히려 ‘리얼야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와 같이 피치 클락, 자동판독시스템(ABS) 등이 도입된다.

윌커슨은 “나 역시 약간 구식 야구 스타일이고, 말 그대로 올드스쿨 선수다.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그런 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각자 선수가 자신만의 템포를 잘 지켜나가면서 이끌어가면 어떻게든 맞춰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윌커슨은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어떤 어려운 점이 있을지를 일단 파악하고 지켜보면서 방향성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시즌이지만 KBO리그를 경험하며 느낀 것들이 있다. 그 부분을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고심했고, 대비할 계획이다. 윌커슨은 “주자가 나갔을 때 도루를 하는 방법도 많고, 베이스러닝에서 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그런걸 많이 집중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특히 던질 때 홀드 동작도 좀 길게 가져가거나 하면서 많이 (투구 템포를) 섞어봐야 될 것 같다”며 변칙적인 방법들을 통해 KBO리그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시도에 대응하겠단 계획도 전했다.

지난해 미국 출신의 래리 서튼 전 감독과 호흡했던 윌커슨은 이제 한국의 승부사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과 새롭게 함께 하게 됐다. 많은 가을야구 경험과 우승 경력이 있는 김 감독을 윌커슨도 익히 알고 있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윌커슨은 “감독님에 대해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오히려 ‘올드스쿨’이라는 방식을 추구하고 계신다는 것도 어느 정도 듣기는 했다”면서 “지금 새로운 야구, 뉴 스쿨의 그런 새로운 야구로 돌아가더라도 결국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기겠다’는 집중력, 그 승리에 대한 마인드 그것들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젊은 선수들한텐 그런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하는 김 감독의 부임을 반겼다.

윌커슨의 말대로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을 언급하고 있다. 마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없다는 듯이. 승리를 위해 하나의 방향으로 마음을 모으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건너 온, 그리고 2년 차 시즌 리그 에이스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외인 투수 또한 중요한 건 방식이 아니라 정신이라고 믿는 듯 보인다.

괌=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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