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기다림 끝에…정우성, ‘사랑한다고 말해줘’ [MK★인터뷰①]
13년 전 판권 직접 구매…제작과 주연 맡았다
정우성을 생각하면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처럼 로맨스 이미지가 강렬하지만, 의외로 남성성이 강한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감시자들’(2013), ‘신의 한 수’(2014), ‘아수라’(2016), ‘더킹’(201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헌트’(2022), ‘서울의 봄’(2023)까지 강렬한 작품에 계속해 출연했다.
하지만 정우성의 로맨스는 옳다. “멜로를 안 찍는 건 직무유기”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대중은 그의 로맨스에 매번 환호한다. 11년 만에 선택한 로맨스 역시 옳았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로맨스를 폭발시키듯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연출 김윤진)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극중 정우성이 맡은 차진우는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로, 그림만이 전부였던 세상에 찾아온 정모은과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큰 변화를 맞는다.
정우성은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눈빛으로 모든 감정을 다 전달했다. 수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의 얼굴과 눈빛이 중요했다. 그는 눈빛만으로 로맨스 감정을 브라운관 넘어서까지 전달해 ‘로맨스=정우성’임을 입증했다.
“이전과 다르게 눈빛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웃음). 표정을 절제하면서 연기에 감정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눈빛조차도 너무 많은 진우의 속내를 드러내지 말고 고민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표정이라는 게 바라보는 사람의 심리에 의해서 읽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 시청자들이 정모은과 차진우를 바라볼 때 드는 생각으로 진우의 표정이 읽히기를 원했던 것 같다. (눈빛 연기가 멋있다고)봐주셨다고 하니까 (연기를)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것은 정모은과 차진우의 사랑 이야기보다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과 인간에 대한 존재에 대한 소통이다. 차진우는 수어를 사용하는데, 우리들에겐 너무 많은 소리가 있고 내뱉고 있다. 근데 진정 서로를 바라보는 이해가 있나를 질문하는 이야기 같다. 그렇기 때문에 수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정모은을 이해하고 바라봐야 하는 게 시간이 걸리고 더디더라도, 대상을 이해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리지 않나. 그런데 사회가 그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있지 않나. 원인과 결과만 보려고 하고 있으니. 상대를 보는 걸 편협하게 보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강요받고 있고.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 같다.”
13년에 판권을 구매했지만, 이제야 드라마화가 됐다. 정우성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여기저기서 제작한다고 안 한다는 것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진우를 연기하는 정우성의 물리적 나이도 올라가지 않았나. 차진우스러운 나이대의 관계를 바라보는 거에 대한 관계는 대본을 잡을 때 멜로라는 감성과 요소를 넣으려고 하는데 그걸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판권을 얻어올 때 작가가 정우성이기 때문에 준다고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고 접촉했을 때 저한테 다시 준다는 거는 정우성 배우이기 때문에 준거라고 했다. 진짜 고민했다. 판권을 손에 쥐고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일본 원작자에게 젊은 배우로 한다고 할까 (생각했다). 이번에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어갔을 때 ‘주인공 배역 바꾸나요?’ 질문을 원작자가 안 하더라. 아직도 내가 연기하는 거에 대한, 차진우에 대한 신뢰가 있구나 싶어서 하게 됐다. 기쁘기보다는 부담이 됐다. 허들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정우성은 원작 속 주인공과의 실제 나이 차이에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여주인공의 캐스팅에도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해야 하니까 30대 중반에 배우여야 하고, 모든 게 우여곡절이더라. 이 장르를 누가 해줄까 싶었다. 신현빈 배우가 흔쾌하게 마음에 들어 해줬고, 소통이라는 주제를 처음 만나는데 바로 이야기해서 감사했다. 대본이 나올 때마다 촬영할 때마다 연출과 회의하고 함께 고민했던 것 같다.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데 신현빈 배우가 없었으면 ‘사랑한다 말해줘’가 없지 않았을까 싶었다.”
원작은 1995년 방영됐고, 이후 약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따라가긴 힘들었을 터.
“기술의 발전도 있고 한국은 기술의 변화가 크지 않나. 원작에서는 팩스로 소통한다든지, 느림에 있어서 낭만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원작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소통의 매개체인데 그걸 배제하고 찾아가야 했다. 차진우가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2023년 시대에 맞는 화법으로 바꾸려고 했다.”
“수어는 처음 배울 때는 굉장히 직관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재미있다. 이게 손의 방향과 위치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그 때문에 갈수록 어렵다. 처음에 배울 때는 너무 직관적이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여기에 차진우 캐릭터를 위해 정제된 표정을 지었다. 뭔가 마주 보고 대화하는 신이 많은데, 표정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과하게 표정을 하면 시청자들의 피로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평소 진우 표정을 절제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학생들과 대화에서는 그들의 감정선에 맞춰서 표정을 아끼지 않았다.”
수어 연습을 촬영하면서도 꾸준히 했다고. “대본 작업을 먼저 하고 맞춰서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촬영이 들어가서는 영상을 촬영해서 연기했다. 또 계속 선생님이 촬영장에 있었다. 반복 연습뿐이었다. 모은의 속도에 맞춰 차분하게 대화에서 학생들과 대화할 때 어느 순간 빨라지고, 그런 스피드에 있어서 차별성을 두고 연습했다. 그리고 평상시 말도 느리게 하거든요. 진우도 느리게 말하는 걸로 하자 싶었다(웃음).”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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