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마트폰 순위 가늠한다···연초 안드로이드폰 승자는

김윤수 기자 2024. 2.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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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24 이어
중국산 프리미엄폰 출시 행렬
생성형 AI 넣고 조기 출시도
고가폰이 올 시장 주도권 좌우
아이폰16 등판 전 선점 기회
[서울경제]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고급형) 제품을 대거 출시한다. 매년 2월 말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전후해 신제품이 쏟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신제품을 향한 업계의 관심은 각별하다. 세계적으로 프리미엄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 제품군 경쟁에서 이기는 업체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 사진 제공=삼성전자

6일 통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이어 샤오미, 비보, 아너, 화웨이, 원플러스 등 중국 업체들도 이달 신제품 출시나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통적으로 갤럭시S24에 들어간 퀄컴의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스냅드래곤8 3세대’나 동급의 대만 미디어텍 ‘디멘시티9300’를 탑재하고 일부는 생성형 AI 기능을 지원한다.

샤오미는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협업한 ‘샤오미14’ 시리즈를 글로벌 출시하고, 지난달 인도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한 비보 ‘X100 프로’는 이달 유럽으로 시장을 확장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샤오미14는 갤럭시S24보다 많은 16GB램 메모리와 3000니트 화면 밝기를 지원한다. X100 프로는 자체 개발한 70억 파라미터의 생성형 AI 모델 ‘블루LM’을 탑재했다. 샤오미14의 최고급형 모델 ‘샤오미14 울트라’도 전작보다 두 달가량 앞당긴 이달 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 ‘X100 프로’. 사진 제공=비보

아너가 고급 자동차 브랜드 포르셰와 디자인 협업한 폴더블폰 ‘매직V2 RSR’도 MWC의 기대작이다. 먼저 공개된 자국에서 1만 5999위안(약 295만 원)의 높은 가격을 책정해 ‘화웨이의 중저가 버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탈피를 꾀할 예정이다. 아너는 화웨이에서 분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또 이달 화웨이는 새로운 소형 폴더블폰을 공개하고, 원플러스는 통화와 기사 요약 및 사진 속 피사체 제거 등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원플러스12’를 글로벌 출시한다.

아너 ‘매직V2 RSR’. 사진 제공=아너

지난주 삼성전자는 자사 첫 AI폰 갤럭시S24를 출시했다. 자체 개발한 ‘가우스’를 포함해 구글 ‘제미나이’ 등 여러 생성형 AI 모델을 기기에 내장한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이다. 실시간 통화 통역,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번역, 통화 내용과 웹사이트 콘텐츠 번역과 요약, 손동작만으로 이미지 검색이 가능한 ‘서클 투 서치’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후속작은 물론 구형폰에도 이 같은 기능을 지원, 연내 1억 대의 모바일 기기에 AI를 심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사전판매 일주일 간 국내 121만 대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에서 실적 신기록을 세우며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AI 기술까지 도입하며 AI폰을 확산하려는 것은 올해 특히 중요해진 프리미엄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연초 프리미엄폰 경쟁 결과가 올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폰 소비부터 줄었고 이에 각 사의 프리미엄폰 판매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폰의 대명사 애플의 아이폰이 새로 공개되는 9월 전까지 남은 반년여 기간은 안드로이드 진영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선점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나 다름없다.

삼성전자는 이미 프리미엄 전략으로 지난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최대 수혜자는 애플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에서 기존 중저가 ‘갤럭시A’ 판매와 함께 프리미엄 집중 전략을 통해 6년 만에 샤오미를 제치고 18%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폭이 샤오미의 점유율 하락폭보다 작았던 결과이며 두 업체의 점유율은 애플을 포함한 ‘기타’ 업체가 대부분 가져갔다. 중저가폰 인기가 높아 아이폰의 영향력이 미미했던 이 지역에서 애플은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1000만 대를 돌파하고 점유율로는 삼성전자의 3분의 1인 6.6% 이상을 가져갔다.

전 세계 시장으로 보면 애플이 연간 출하량으로 점유율 19%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밀릴 수밖에 없었던 판매량에서조차 아이폰이 갤럭시폰을 이긴 것이다. 이에 매출 점유율은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2위 삼성전자는 16%에 그치며 양사 간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위축됐지만 프리미엄폰 출하량은 8% 늘었으며 평균 판매단가(ASP)도 350달러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현황. 사진 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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