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가동된 '에이스 모드' 손흥민, 필드골만 남았다 [아시안컵]

절체절명 호주전서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
PK와 FK으로만 3골…아직 필드골은 없어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극적인 프리킥 골로 이름값을 톡톡히 한 손흥민(토트넘)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 필드골 도전에 나선다. 비로소 '에이스 모드'를 가동하고 있는 손흥민의 발끝에서 득점포만 가동되면 한국이 고대하는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다툰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앞서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지난달 20일 펼쳐진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한국은 경기 내내 고전하다. 종료 직전에 나온 상대의 자책골 덕에 2-2로 비겼다. 결승에 오르고 싶다는 동기부여 역시 요르단도 마찬가지다. 잃을 것 없는 쪽은 요르단이다.

다행히 한국의 분위기는 좋다. 조별리그 졸전으로 분위기가 침체됐던 한국은 토너먼트 들어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사기가 크게 높아졌다.

한국의 분위기 반등의 중심에는 주장이자 팀의 에이스인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사우디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한국의 4PSO2 승리를 이끌었다.

호주와의 8강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유도, 황희찬의 동점골에 기여했다. 그리고 연장 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정확하고 강한 슈팅으로 호주 골망을 흔들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3호골이자 처음으로 페널티킥이 아닌 상황에서 만든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한국 선수단 중에서 유일하게 5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최전방은 물론 좌우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동안 결정적인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나는 등 좀처럼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다행히 손흥민은 우승으로 가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프리킥으로 득점에 성공, 부담을 덜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황희찬(울버햄튼)이 부상에서 완전 복귀하면서 손흥민을 향한 집중 견제도 조금은 줄어들게 됐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금까지 한국을 상대했던 팀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2∼3명이 집중 견제를 했다. 이에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와 슈팅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또 다른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이 합류하면서 손흥민도 숨통이 트였다.

손흥민이 몰아넣기에 능하다는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한번 득점포가 나오면 2~3경기 연달아 골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이 호주전 득점의 기세를 이어 요르단전에서도 골 소식을 전한다면, 결승으로 가는 길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