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특이한 '한국 피리' 선물 받았다" 英도 실시간 관심... 오늘 메디컬 테스트 예정→드디어 K리거 된다
영국 '더선'은 5일(한국시간) "FC서울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에 간 린가드가 한국팬에게 특이하게도 긴 피리를 선물로 받았다"며 매체가 언급한 '긴 피리'는 한국의 전통 관악기인 단소다.
린가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검정 모자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입국장에 나타난 린가드는 그를 기다리던 수많은 인파를 보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의 등장으로 공항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팬들은 '제시'를 연호했고 린가드는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기념촬영을 해줬다. 짧은 팬서비스가 이어진 뒤 린가드는 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제 서울과 입단을 위한 최종 협상 과정이 돌입한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린가드는 입국장을 빠져나와 준비된 차량에 탑승한 뒤 잠깐 단소를 쳐다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팬이 단소를 선물한 건 린가드의 골 세리머니와 관련이 있다. 린가드는 골을 넣을 때면 피리를 부는 춤을 추며 화려한 골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린가드는 오늘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7일 계약서에 사인한 뒤 8일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유럽 복수 언론들은 린가드가 서울행에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지난 3일 SNS를 통해 "린가드가 서울과 2년 계약 제의를 받았다. 린가드는 다음 주 초 한국과 구단을 방문해 이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로마노는 축구 이적시장과 관련해서는 공신력이 높은 인물이다. 이적이 거의 확정될 때 알리는 본인 특유의 구호인 'Here we go(히어 위 고)'도 덧붙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2일 "린가드의 '깜짝' 한국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이적이 임박했다"며 "양측은 이미 구두로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린가드는 며칠 내로 한국으로 출국해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다. 본인도 새로운 나라에서 새 출발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가 밝힌 계약 기간은 기본 2년에 1년 연장 옵션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UK'도 2일 "전 맨유 윙어 린가드가 한국의 FC서울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아직 절차가 남았지만 잘 마무리되면 장기 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우디도 옵션 중 한다. 많은 유명 선수들이 사우리도 이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몇 년간 큰일을 해냈다. 하지만 사우디 이적도 제 상황에 맞아야 일어나는 것이다. 제 직감에 따르겠다. 그저 경기장에 나가고 축구를 하고 싶다. 난 여전히 성공에 목말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4년 맨유에서 프로 데뷔한 린가드는 경험을 쌓기 위해 그해 더비 카운티로 한 시즌 임대됐다. 맨유로 돌아왔다. 기량이 물이 오르기 시작한 린가드는 2015~2016시즌 루이스 반할 감독의 총애 속에 공식전 40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거듭났다. 이후 2019~2020시즌까지 5년간 매 시즌 40경기 가깝게 뛰며 오랜 기간 주축으로 활약했다.
가장 빛났던 시즌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2017~2018시즌이었다. 공식전 48경기에 출전해 13골6어시스트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당시 윙어의 수비가담을 선호했던 무리뉴 감독은 린가드의 활동량을 적극 활용했다. 당시 팬들은 후안 마타와 헨리크 미키타리안에 비해 테크닉적인 면이 부족하고 앙토니 마샬과 마커스 래시포드처럼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위협적인 움직임도 뒤떨어져 그의 주전 기용을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포인트 19개를 올리며 팬들의 비판을 어느 정도 잠재웠다.
2019-20 시즌에는 커리어 최악의 시기를 겪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38라운드가 돼서야 리그 첫 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다. 팬들은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보다 공격포인트가 적다며 비난 강도를 높였다.
2020~2021시즌에는 입지가 줄어들자 후반기에 웨스트햄으로 임대를 떠나 '임대 신화'를 쓰기도 했다. 웨스트햄에서 16경기만 뛰고도 9골(4어시스트)을 폭발시켰다. 당시 웨스트햄 완전 이적을 원했던 린가드는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설득해 맨유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창 폼이 올라온 린가드는 또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21~2022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제이든 산초가 합류해 뛸 기회가 없었다. 결국 리그 16경기 출전에 2골만 넣었다.
이후 린가드는 지난 시즌 파격 대우를 받으며 노팅엄 포레스트로 떠났다. 기존 최고 주급 수령자였던 스티브 쿡의 4배가 넘는 15만 파운드(약 2억 3000만원)로 계약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노팅엄에서도 주전 경쟁을 밀리며 2골2어시스트에 그친 뒤 방출됐다. 1년 연장 옵션이 있었지만 높은 주급에 걸맞지 않은 활약으로 재계약은 무산됐다. 결국 이번 시즌까지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무적 신세로 전락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할 때가 있었다. A매치 32경기에 출전한 린가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6경기를 뛰며 잉글랜드의 4강 진출에 일조했다.
린가드의 최대 장점은 왕성한 활동량이었다. 또 오프더볼 움직임도 준수하고 왼쪽 윙어로 뛰어 포지션과 스타일이 비슷한 '맨유 선배' 박지성과 비교되기도 했다.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비 가담, 간결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동료 공격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다만 돌파와 슈팅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 맨유에서 주전으로 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컨디션에 따른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흔히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 플레이는 다른 선수를 보는 정도다.
현재 안타깝게도 개인 훈련만 소화 중인 상황이다. 최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혼자 훈련하는 영상들을 올리며 프로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에티파크로 직접 날아가 한 달 가량 훈련했던 린가드는 사우디 리그 이적을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외국인 선수 제한 문제와 높은 주급 문제로 결국 이적이 무산됐다.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퍼졌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린가드를 바르셀로나가 섣불리 영입하기에 위험수가 따랐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도 지난 여름 "미드필더 파블로 가비가 부상을 당해 새 선수 영입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선수단에 다른 선수 이름을 넣을 여유가 없다"고 이적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최근 '더선'은 "린가드가 EPL에서 수년간 활약한 기성용의 소속팀으로 간다"며 기성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매체는 "서울에는 EPL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와 뉴캐슬에서 뛰었다"며 "그는 서울의 지난 시즌 K리그1 7위 달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에 접어든 린가드와 서울 레전드인 기성용과 호흡에도 큰 기대가 쏠린다. 최근 재계약을 확정한 기성용은 구단을 통해 "지난 시즌이 끝나고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특히 시즌이 끝난 이후 지도자 코스를 진행했고 영국에서 많은 감독님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더 많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여서 재계약까지 기간이 길어진 것에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총 7년을 뛴 리빙 레전드다. 지난 2006년 17세 나이로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까지 뛰며 8골 12도움을 기록했다. 2008, 2009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2년 연속 뽑혔고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서울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이후 셀틱FC로 이적한 기성용은 영국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뛰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다시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2020년 다시 검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에서만 통산 207경기 출전 15골 20도움을 기록했다.
김기동 감독이 왼쪽 측면 공격수인 린가드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기대를 모은다. 김기동 감독이 K리그에서 남긴 업적은 눈부시다. 2016년 포항의 수석 코치로 시작해 2019년 감독을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기동 매직'을 발휘해 포항을 리그 4위에 올려놨다. 2020시즌에는 리그 3위로 한 계단 더 올라섰고 FA컵 4강 진출을 이뤘다. 당시 우승하지 못했는데도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 시즌에도 기동 매직은 빛났다. 포항은 울산에 이어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또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김기동 감독 경력 첫 우승을 이뤘다.
김기동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없었다면 여기에 없었을 것이다. 두렵고 부담이 컸다면 서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서울다움'이란 서울이 K리그를 성적, 관중, 흥행 등 모든 면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본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이 이뤄지기 때문에 제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 서울이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후아힌에서 1차 동계전지훈련을 마무리한 서울은 지난 4일 일본 가고시마로 2차 동계전지훈련을 떠났다. 김기동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조직 훈련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프로로서 체력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은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이다. 처음 온 만큼 조합에 신경쓰며 방향성에 대해 선수들과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조직훈련에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 영입 계획을 묻자 "제가 왔으니 구단이 좋은 선물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K리그 역대 가장 화려한 경력을 지닌 린가드를 선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린가드의 이적 협상 마무리가 남았다. 린가드가 다음 시즌부터 김기동 감독의 지도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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