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대통령 ‘암으로 유고’…권력 이양 부통령 “대선 출마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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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하게 게인고브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별세한 직후 난골로 음붐바 부통령(83)이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1941년 나미비아 북부 도시 오티와롱고에서 태어난 게인고브 대통령은 나미비아가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치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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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하게 게인고브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별세한 직후 난골로 음붐바 부통령(83)이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게인고브 전 대통령이 암과 투병하다가 82세를 일기로 숨진 지 15시간 만인 이날 음붐바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그는 취임식에서 "헌법의 주요 설계자였던 게인고브 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나라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책임의 무게를 인식하고 이 무거운 중책을 맡았다"고 말했다.
음붐바 대통령은 올해 말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는 선거(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난 원래 학교 교장이 되고 싶었고 그 목표는 달성했다. 이제는 짧은 기간이나마 나미비아 국민이 내게 대통령직이라는 영예를 안겨준 데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건강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게인고브 대통령은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부인 모니카 게인고브 여사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
1941년 나미비아 북부 도시 오티와롱고에서 태어난 게인고브 대통령은 나미비아가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치 지도자다.
1960년대부터 독립운동을 벌이던 그는 남아공 정부에 의해 고국에서 추방돼 이후 27년간 보츠와나와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나미비아 독립 1년 전인 1989년 귀국한 그는 이듬해 독립 이후 첫 총리로 지명돼 12년간 재직했다. 2015년 3대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2019년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나미비아의 교통·보건 등 공공 서비스를 확립한 것이 그의 재임 중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그는 또 자연환경 보존과 생태 관광 증진을 위해서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 중에는 정책 실패를 거듭하며 나미비아의 높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민심을 크게 잃었다. 2021년에는 여러 부패 의혹에도 휩싸이면서 여론의 분노를 샀다.
음붐바 대통령 직무 대행은 "나미비아는 국민의 뛰어난 봉사자이자 해방 투쟁의 아이콘, 우리 헌법과 나미비아 의회 기둥을 세운 주요 설계자를 잃었다"며 그를 애도했다.
올해 말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그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하는 기타 아프리카 지도자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아프리카에서는 2019년 수단을 시작으로 말리, 기니, 차드,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가봉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음붐바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신임 부통령이자 현 집권당 남서아프리카인민당(SWAPO) 소속 대선 후보인 네툼보 난디-다이트와(72)가 나미비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지난해 게인고브 전 대통령은 다이트와를 SWAPO의 대선 후보로 지명하며 그에 대한 지지를 촉구한 바 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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